과거 내 기억 속에선 초·중학교 다닐 때 학교에서 단군상을 많이 보아 왔는데 지금은 우상이라는 핑계로 전부 부서져 버려서 작금의 대한민국은 무슨 일이 진행되는가 하는 걱정과 우려가 일어났었다. 결국, 단군은 신화이기에 없애 버린 것인가? 그럼 한민족의 정체성은 어디서부터 찾아야 하는가 하는 고민에 빠졌다.
대한민국은 일본 식민사관과 종교적 문제, 남북 적대 행위 등으로 우리의 정체성을 논하는 것을 학자나 정치인들이 금기시했다. 일리아드와 오디세이 두 권의 책은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들을 다룬 책이었으나, 독일 슐리만의 끈질긴 추적으로 트로이의 목마와 많은 전쟁과 영웅들의 이야기가 신화가 아니라 역사의 사실이라는 것을 발굴하고 증명했다.
현대의 고고학자들은 신화를 역사의 사실로 찾아보는 것이 정설로 여겨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 강단 사학자들만은 우리의 장구한 역사를 신화라고 치부하고 단군의 역사를 믿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에 가슴이 아프다.
종교인들은 자신들의 믿음과 배치한다고 무시하고 파괴하며, 더욱 심한 것은 북한이나 조총련계 쪽에서 연구한 것을 편들면 좌파 빨갱이로 오인당하니 누가 연구하고 누가 교육적으로 혹은 문화나 정치적으로 말을 하겠는가?
건국신화는 국가나 민족의 정체성을 찾고 확인하는 근거가 된다. 우리 사회 일부에선 신화라는 용어에 대해 비현실적 이야기요 허구 또는 거짓말이란 뜻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중국은 삼황오제의 전설과 신화 중에서 그 일부를 사마천이 저술한 사기에서 정사(正史)로 만들어 우리 민족의 역사를 자기들의 역사로 억지로 구겨 넣어 동북공정에 나서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는 혼돈의 시기를 지나 사회정의와 역사 바로 세우기를 하고 있다. 모든 분야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 태어나는 산고의 시기다. 여러 개혁정책과 역사의 바른 인식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가장 결정적인 민족의 정체성을 말하고 개혁하려는 의지나 노력은 하지 않고 관망하는 모습이다.
우리 민족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이미 아는 이도 많지만, 보수나 진보 등 모두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기를 싫어한다. 그러나 그들 역시 정체성의 방황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본다. 더 미루지 말고 국가와 사회, 정치, 문화, 교육계 등이 앞장서서 민족의 정체성 찾는 길에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단기는 조선 시대의 사서 동국통감에서 고조선의 건국을 요 즉위 25년 무진년으로 본 것에 근거해, 단군 원년을 BC 2333년으로 정한 것이다. 그러나 5·16군사정변으로 군사정부가 집권한 뒤인 1962년 1월 1일부터 단기 사용을 중지시키고 공식적으로는 서기만을 쓰고 있다.
여기서부터 민족의 정체성이 혼란을 겪고 있다. 혹자는 뒤늦게 세계화에 민족주의가 뭐냐고 하지만, 열린 민족주의 개념으로 자기 민족과 동등하게 다른 민족과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는 과정에서 국가와 민족 문화가 바로 서는 것이다.
선일스님 법명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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