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박노우 중소기업진흥공단 경기지역본부장

“중소기업이 살아야 대한민국 경제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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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노우 중소기업진흥공단 경기지역본부장

새로운 경영환경과 다양한 기술발전으로 국내 중소기업은 내수경기 활성화를 이끌며 경제성장을 주도할 핵심 주체로 부상했다. 그러나 실제 현장은 여전히 열악한 게 현실이다. 각종 규제에 올 들어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따른 주52 시간 근로시간 단축 및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정책까지 더해져 이중삼중으로 중소기업을 더욱 옥죄고 있다. 현장에는 뛰어난 기술력을 갖췄지만, 자본금이 부족해 제품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반짝이는 아이디어에도 꿈을 못 펼치는 청년기업들이 수두룩하다. 어둠 속에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어려움에 부닥친 중소기업들에 중소기업진흥공단은 한 줄기 희망의 빛 역할을 해내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그들의 손을 잡고 이끌어 주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특히 우리나라 중소기업 중 3분의 1이 모여 있는 경기도에서 중진공의 역할은 더욱 막중하다. 박노우 중소기업진흥공단 경기지역본부장은 30년에 가까운 긴 세월 동안 수많은 중소기업의 애로를 해결해주는 ‘베테랑 중소기업 서포터’이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며 중소기업에게 맞춤형 지원책을 펼치는 그에게 경기지역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사업에 대해 들어봤다. 

Q 대표적인 중소기업 지원사업을 설명해 달라

A 중소기업 정책자금 지원이 가장 크다. 올해 중소기업 정책자금 예산 4조 4천150억 원 중 경기도에 배정된 1조 원의 정책자금을 조기 집행함으로써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기업의 경영안정을 도울 예정이다. 처음 시작해서 재무구조가 취약하고, 담보력은 없지만, 사업성이 있는 아이템을 가진 중소기업을 우선하여 지원하려 한다.

중진공은 지원 기업 중 절반 이상은 담보 없이 오직 신용만으로 지원하고 있다. 금리도 시설자금 같은 경우 1% 중반부터 시작해 매우 낮다. 재원 조달은 중소기업 채권을 발행해 빚을 내서 기업에 빌려주는 식인데 워낙 저렴한 금리로 지원하다 보니 빌려오는 금리보다 더 낮게 빌려줘 역마진이 생기는 때도 있다. 한도는 수도권 기업은 기업당 최대 45억 원까지 가능하며 평균적으로 도내 5천여 개 2억 원씩 빌려가서 갚고 있다.

또한, 중진공은 중소기업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목표로 3F(Fast 신속ㆍFirst 우선ㆍFocus 집중)를 통한 중소기업 지원체계를 마련했다. 남은 하반기에는 최근 3년간 일자리가 늘어난 기업은 기본요건만 확인하고서 기술사업성평가 제도를 생략, 신속지원하는 ‘일자리 하이패스’ 제도를 도입해 지원할 예정이다. 

Q 중소기업 인력난과 청년 취업난이 심각하다. 이를 위한 중진공의 노력은

A 청년들은 일자리가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수원만 하더라도 사정이 좀 괜찮지만, 화성 등 조금만 외곽지역으로 나가도 청년들이 교통 등 여러 이유로 취업을 꺼린다. 이에 반해 정작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이 없다고 해 일자리 미스매칭 현상이 심각하다. 이러한 중소기업 현장의 인력미스매칭 현상을 완화하고자 중진공은 지난 2015년부터 ‘기업인력애로센터’를 운영해 구인 중소벤처기업과 특성화고, 전문대학, 직업전문학교 졸업생 등 구직자를 중진공 담당자가 매치메이킹 해주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용인에 있는 육군 55사단과 업무협약을 체결, 취업 전문컨설턴트를 초빙해 청년 장병의 진로상담 및 중소기업 취업 지원을 위한 심층상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중진공은 올해 목표로 전역장병 500명, 특성화고를 포함한 일반 훈련생들 1천 명 등 총 1천500명의 일자리 매칭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5년 전부터 실시하고 있는 중소기업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사업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1년 이상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직원들을 대상으로 기업과 직원이 공동으로 공제금을 적립하고 추가로 정부 지원금을 더해 5년 후에 성과보상금으로 3천만 원을 지급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 근로자에게는 장기근속의 동기를 부여하고 해당 기업에는 생산성과 수익성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Q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가

A 중소기업에 수출은 필수다. 중소기업 사업체 분들을 단체로 만나던 일대일로 만나던 언제나 수출은 필수라고 전한다. 만드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고, 성패는 곧 수출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수 부진에 인력과 자금부족에 허덕이는 현 상황에서 국내시장은 너무 좁다. 국내사업이 안정화되고 난 후 수출을 하겠다는 기업들도 있는데, 최소한 수출과 내수시장을 평행으로 가야 한다. 수출을 먼저 진행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해외진출의 진입장벽 때문에 망설이는 기업들이 있다. 중진공은 이들을 위해 다양한 제도를 마련했다. 

수출금융제도를 통해 수출의 도전하는 기업들이 필요한 운전자금, 설비자금을 빌려주고, 수출인큐베이터 제도를 통해 해외시장 현지에 장소를 마련해 해당 중소기업 직원들이 직접 현지에서 물건을 파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예컨대 한 아이템이 미국시장에 팔릴 것 같으면 기업 직원이 미국에 가서 판매해보는 것이다. 이 제도는 14개국 22개소에서 운영 중으로 저렴한 가격에 사무공간과 선행 기업들의 멘토 역할, 현지 마케팅, 법률전문가의 서포팅도 받을 수 있다. 또한, 수출하는 기업 대표들을 모아 현지 바이어와 상담 기회를 제공하는 무역사절단은 현지에서 판매하려는 아이템을 코트라, 민간 네트워크에 보내 현지시장에 팔릴 것인지 검토 후 만약 통과되면 미리 현지 바이어들을 직접 연결해 수출 실적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한다. 해외 수출하고 싶은 기업들에 진출하는 곳의 시장조사부터 시작해 바이어 섭외, 현지사정에 맞게 커스텀마이징한 원어 팸플릿, 홍보 동영상, 전시회 비용 등을 지원하는 수출 바우처 사업도 있다. 중소기업은 자금의 한계가 있어 핀포인트 타겟팅이 필요하다. 국가라던가 기업을 선택해 깊게 집중 공략한다면 성공률이 높아질 것이다.

Q 유관기업과 다양한 협업사업도 진행한다고 했는데

A 4차 산업혁명 등의 영향으로 중소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시시각각 급변하고, 복잡해졌다. 때문에 중소기업지원 기관별로 각자 다른 지원기능을 충실히 수행했다 한들 성과를 내기 어렵다. 우리 것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유관기업들이 힘을 합쳐야만 한다. 중소기업 지원기관별로 각 기관이 보유한 기능을 연계해 입체적으로 지원한다면 훨씬 커다란 성과가 나타나고, 중소기업들도 기관을 개별로 상대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현재 경기도는 중진공을 비롯해 광교밸리에 입주하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기관 6개 기관이 경기도 경제단체 협의회를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협의회 참가 기관장들이 도내 중소기업을 방문해 애로를 풀어주는 일을 하고 있다. 이는 다양한 정책지원을 통해 실질적인 수출성과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중점 지원해 업체들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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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노우 중소기업진흥공단 경기지역본부장

Q 사회적 기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은 

A 현 정부는 사회적 가치 실현을 국정 5개년 계획에 포함하는 등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 발전에 이바지하는 사회적 가치 실현에 공공기관이 그 역할을 선도하길 주문하고 있다. 도내에는 334개 사회적 기업이 있고, 이들은 수익성보다는 여성,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일자리 제공 등 공공성에 주력하기 때문에 인력, 자금, 판로 등 운영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진공은 사회적 기업들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중진공과 사회적 기업 간 멘토링 제도 운영, 사회적 기업 규제개선 간담회 개최, 사회공헌활동 수행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Q 마지막으로 중소기업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요즘 기업들이 참 어렵다고 한다. 앞으로 산업구조조정이나 4차산업혁명을 앞두고 자원이나 자본이 턱없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개별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에 가입해서 뭉쳐야 살 수 있다. 융기연합회에 가입해도 좋고, 다른 기업에서 운영하고 있는 곳에 가입해도 좋으니 기업끼리 소통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싶다. 각자 장점을 가지고 협업하고 융합해 시장에 대응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중진공에 입사한 지 어느덧 30년이 다 돼간다. 기업인들에게 늘 감사하다는 마음이다. 기업인들은 국민이 먹고 살 수 있는 부가가치를 창출하시는 분들이다. 이 자리를 빌려 대한민국의 모든 기업인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권혁준ㆍ김해령기자

사진=전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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