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인천] 경제자유구역과 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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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휴가를 의미하는 것은 일상에서 벗어나 심신을 달래며 재충전하는 시간을 갖는 개념으로 읽힌다. 보통 도심에서 벗어나 여행을 떠나거나 자연 속에서 힐링의 시간을 갖는다.

 

휴가의 개념이 일찍 확립된 서구사회에서는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는 휴가가 자리 잡고 있다.

몇 년 전부터 호캉스라는 조어가 등장했다. 호텔과 바캉스라는 단어의 합성어로 호텔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휴가기간이 겹치다 보니 전국이 사람들로 넘쳐난다. 그래서 비용을 더 내더라도 국외로 나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도 아니라면 몇 년 전부터 도심의 호텔에서 휴가를 보내게 된다.

 

쾌적한 숙박시설에서 심신을 달래는 것이 휴가라고 보는 것이다.

이처럼 휴가 대신 도심의 호텔에서 머물며 시간을 보내는 휴가를 호캉스라고 한다.

얼마 전 휴가를 국내 휴가지나 국외로 갈까 고민하다 멀리 떠나지 말고 지역 탐방을 겸할 수 있는 휴가를 갖기 위해 호캉스 즉, 송도신도시의 호텔로 정했다.

 

그동안 송도신도시에 여러 번 회의나 행사 때만 가봤기 때문에 송도를 좀 더 자세히 볼 기회는 없었다. 그래서 이번 휴가기간을 활용하며 호캉스라는 조어가 뜻하는 것처럼 송도의 호텔에서 2박 3일간 머무르며 맛집 투어를 겸해 도보로 송도의 여러 곳을 둘러봤다.

 

송도의 센트럴파크와 국제상가를 목적으로 조성된 커널워크, 국제업무지구, 경제자유구역이 아닌 신도시로 보이는 대규모 아파트단지, 채드웤 스쿨과 현대아울렛, 큰 기업이 아닌 대부분의 작은 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곳을 둘러봤다.

 

송도의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외국인 투자기업의 경영환경과 생활여건을 개선하고, 각종 규제완화를 통한 외국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외국기업 경제활동의 자율성과 투자유인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특별경제구역을 의미하며, 2003년 인천을 시작으로 전국 여러 곳이 조성되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송도의 경제자유구역에는 외국기업의 유치가 그리 많지 않다. 일부 있어도 소규모이거나 국내법인과의 합작법인이다. 그것도 지분 일부만 투자한 사례들이 대다수다. 또한 대규모의 일반 아파트단지와 백화점들이 우후죽순처럼 매장을 설립하거나 계획을 갖고 있다.

 

결국 송도신도시를 둘러보게 되면 경제적 효과가 발생하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가 아니라 그저 일반적인 송도신도시만 보인다. 작년부터인가 송도신도시가 송도국제도시로 명칭이 바뀌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의 목적에 맞는 성과들이 나타나야 송도가 단순한 신도시가 아니라 경제자유구역에 맞는 송도국제도시가 될 수 있다. 국제도시로서의 내용이 부족함에도 인위적으로 이름을 바꾼다고 해서 송도의 가치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

 

앨버트 허쉬만(AlbertHirshman)은 불균형성장 이론에서 “거점지역의 성장 초기에는 주변지역의 사람과 자본을 흡입함으로써 역류 효과가 발생하고, 15~20년이 지난 후에야 거점지역의 성장이 주변지역에 확산하는 파급효과가 발생한다”고 한다.

 

2003년 법제화된 인천경제자유구역은 구도심의 세원을 본격적으로 투입한 지 올해로 15년이 되었다. 그러나 구도심의 침체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쯤이나 균형성장을 이룰지 모르겠다.

 

곽경전 前 부평구문화재단 기획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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