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연공서열·직렬 중시, 지역주의 타파…임병택 시흥시장 ‘正道인사’

시흥시가 과거 연공서열과 직렬을 파괴하며 편파적이고 파격적인 인사를 했던 것과 달리 임병택 시장이 연공서열을 중시하고 공과에 따라 승진이 결정된다는 의미를 내포한 첫 인사를 단행해 지역 공직사회가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시흥시는 13일 이신영 교통정책과장을 지방서기관(4급)으로 승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그동안 승진인사에서 제외되면서 퇴직을 6개월 여 남긴 5급 공무원이 4급으로 승진한 것이다.

 

앞서 민주당 소속의 전임시장 재임 동안 자유한국당 함진규 국회의원과의 불협화음이 불거지면서 함 의원과 고교 동기인 이 과장에게 불똥이 튀어 매번 승진에서 제외됐다는 의견이 분분했다. 심지어 함 의원이 시흥 관내에 배정한 도로확장 등 국비를 집행하지 않았다며 시장과 국회의원이 각을 세우는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그의 승진은 더욱 요원해 보였다. 이런 저런 이유로 4급 승진을 포기해야 했던 해당 공무원에게는 다행스런 일이다.

 

이번 첫 인사를 통해 앞으로 임 시장의 인사 스타일을 엿볼 수 있겠다.

 

과거 파격적이면서도 편파적이었던 인사로는 소수직렬인 화공직에서 7~8년 서열을 제치고 승진하거나, 전문적 지식이 필요한 보건직 4급을 대야신천동(대동)장으로의 전보한 직렬 파괴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번 임 시장의 인사에서는 연공서열, 직렬을 중시하고 지역주의 타파를 강조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공무원으로서 평생직장인 시흥시청에서 불명예스런 퇴직보다는 모두가 퇴직을 축하해 주는 명예스런 퇴직 인사를 선택했다는 점에서도 박수를 받을만 하다.

 

이는 임 시장이 취임하면서 직렬을 바로잡아 공무원들이 업무를 능률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공언과도 일치한다.

 

퇴직이 불과 5∼6개월 정도 남은 공무원을 승진시키는 데는 어려움도 있다. 조직의 안정이라는 측면에서는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명예로운 퇴직을 어렵게 선택했다는 점에서 젊은 시장으로서의 패기도 엿볼 수 있다는 평가다.

 

대립각을 세우던 국회의원과 고교 동창이라는 이유로 승진을 배제하고 국회의원이 배정한 예산도 집행하지 않았던 과거가 당대당 반목의 행정이었다면 이제 묵은 때를 벗고 진정 시민을 위한 당대당 협치도 가능할 것이란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이번 인사가 ‘시민이 주인’이라는 시정 구호처럼 진정으로 시민이 시흥시의 주인이 되는 신호탄이 되길 기대해 본다.

 

시흥=이성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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