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김덕수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인지역본부장

“건강보험은 보험료 대비 1.8배 혜택 받는 좋은 제도”

▲ 7월 취임한 제9대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인지역본부 김덕수 본부장은 경기도민과 인천시민이 건강보험의 좋은 제도를 몰라서 이용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현장 홍보에 최선을 다할 것을 강조했다.   조태형기자
▲ 7월 취임한 제9대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인지역본부 김덕수 본부장은 경기도민과 인천시민이 건강보험의 좋은 제도를 몰라서 이용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현장 홍보에 최선을 다할 것을 강조했다. 조태형기자
김덕수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인지역본부장에게 있어 기록은 기억보다 상수(上手)다. 

지난 26일 첫 인터뷰에서도 그의 손에는 포켓수첩이 들려 있었다. 깨알처럼 적혀 있는 글자는 돋보기를 대고 봐야 할 정도로 작았다. 촌스럽다 할까, 정겹다 할까, 낡았다 할까. 그걸 보면서 생각했다. 아, 저 사람은 뭔가 프로세스가 다르겠구나. 일에 대한 헌신과 열정, 진정성을 빼곡한 수첩 메모에서 엿볼 수 있었다. 

오는 2022년 6월까지 시행되는 1단계 건강보험료 부과체계개편이 시행된 올 7월은 온 국민이 새로운 건강보험료를 맞이하는 전환점이자, 김 본부장에게는 기록의 리더십과 역량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건강보험은 국민이 낸 보험료 대비 1.79배의 급여 혜택을 받고 있는 좋은 제도”라는 기조를 바탕으로 오늘도 직원과 민원인들이 털어놓은 이야기와 진심을 귀 기울여 듣고, 메모하는 중이다.

Q 7월 취임하자마자 건보료 부과체계가 개편되면서 정신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가운데 고소득자 등 일부 피부양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고 들었다, 요즘 현장 분위기는.

A 취임 후 지사를 방문하면서 현장의 어려움을 청취하는데 직원들이 정말 고생한다는 것을 절감했다. 경인지역본부장으로 와서 가장 큰 변화는 손발이 바빠졌다. 이번 개편으로 지역가입자 77%의 보험료가 낮아졌다. 다만 일부 보험료가 인상되는 고소득자에게 부과체계 개편의 당위성을 설명하면 충분히 이해하는 분위기다. 또한 부과체계 변경 내용에 대한 문의가 많아 직원들이 업무량이 다소 증가해 힘든 부분은 있다.

 

Q 직장·지역 간 건강보험 통합 이후 18년 만에 부과기준이 개편됐는데.

A 이번 개편의 주요 내용은 지역가입자는 평가소득 폐지, 재산자동차 보험료는 축소하고, 충분한 부담능력이 있는 피부양자나 상위 1% 직장가입자는 적정한 보험료를 부담하도록 했다. 첫째 지역가입자에게 성별·나이 등으로 소득을 추정해 보험료를 부과하던 평가소득을 폐지하고 재산자동차 보험료는 축소했으며 부과의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소득재산 상위 2~3%인 지역가입자는 보험료가 인상된다.

 

둘째 월급 외 추가로 소득이 있던 고소득 직장가입자의 부과 기준을 강화했다. 그동안 월급 외 추가 소득 7천200만원 초과자에게 부과하던 소득월액 보험료를 3천400만 원 초과자로 기준을 강화해 고소득자와 저소득자의 차이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능력에 따라 부담할 수 있도록 했다.

 

셋째 ‘무임승차’ 논란이 있던 고소득 피부양자를 지역가입자로 전환해 보험료를 부과한다. 연소득 3천400만 원이 넘는 고소득자와 재산과표 5억 4천만 원을 넘으면서 연소득이 1천만 원을 넘는 고액재산가는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Q 2025년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치매 등 노인성질환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장기요양보험은 어떻게 발전하고 있나.

A 올해 도입 10주년을 맞은 노인장기요양보험은 도입 당시 수급자가 21만 명이었으나 올해 62만 명으로(노인인구의 8.3%)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한, 지난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으로 고객만족도 90%를 웃도는 등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한 정책’으로 손꼽히고 있다. 또 대한민국 대표 효 지킴이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경기·인천지역의 경우, 장기요양 수급자는 18만 명으로 전국의 29%를 차지하고 있으며, 입소시설은 2천13개소로 전국의 38.4%를 차지하는 등 장기요양보험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Q 정부가 지난해 8월 일명 ‘문재인 케어’라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수립ㆍ발표했지만 아직 잘 모르는 국민이 많은 것 같은데.

A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은 작년 8월, 대통령이 ‘건강보험 하나로! 병원비 걱정 없는 든든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직접 발표한 정책이다. 하지만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아냐는 물음에 국민의 50%만이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는 치매국가책임제나 임플란트·틀니 건강보험 적용 등 상대적으로 혜택이 많은 60~70대 이상 어르신의 인지도는 높으나 젊고 건강한 청년층의 관심이 적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공단에서는 팟캐스트(건강e쏙쏙)와 SNS용 카드 뉴스 제작 등 젊은층에게 쉽게 알리기 위한 홍보를 펼치고 있다. 특히 경인지역본부는 경기·인천의 40개 지사에서 지역적·세대별 특성에 따른 맞춤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Q 건강보험에서 부담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이 많고, 국민이 직접 부담하는 가계직접부담 비율이 여전히 높은데 ‘문재인 케어’ 선포 1년을 앞둔 평가와 의미는.

A 작년 8월 선포 이후, 올해부터 2022년까지 보장성 확대를 통해 70%까지 지원하겠다는 5개년 계획으로 아직은 시작 단계라고 본다. 그간 보장성을 확대하기 위해 계속적인 강화 정책을 추진했으나, 건강보험 보장률은 60% 초반 대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급여를 늘리더라도 비급여 항목이 또 생겨나는 풍선효과 때문이다. ‘문재인 케어’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통해 건강보험 하나로 모든 보건 의료를 정상화시킨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또한 소득수준에 비해 과도한 의료비 지출로 인한 가계 파탄을 방지하기 위해 2중(본인부담상한제), 3중(재난적 의료비 지원)의 두터운 보장성 강화 대책을 시행한다. 저소득층의 연간 의료비 본인부담 상한액을 소득의 10% 수준으로 인하, 본인 부담액이 상한액을 넘는 경우 초과액을 돌려준다. 또 재난적 의료비 지원을 제도화해 비급여 등으로 인한 재난수준의 의료비를 2천만 원까지 지원한다. 

이에 고액의 의료비로 인한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한다. 이로 인해 기존의 건강보험 수가도 조정해 모든 급여항목을 적정수가로 보상함으로써 의료기관은 건강보험 하나로 ‘경영 정상화’가 가능해진다는 것이 ‘문재인 케어’의 핵심이다.

 

Q 국민 부담이 큰 선택진료비(특진비) 문제가 해결되고 ‘간호간병 통합서비스’가 확대된다고 하는데, 보장성 강화대책의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하다.

A ‘문재인 케어’는 한마디로 건강보험의 혜택을 획기적으로 늘려서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대폭 줄이는 정책이다. 의학적 비급여 항목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국민 부담이 큰 선택 진료, 상급병실료를 사실상 해소하게 된다. 또한, 환자 간병에 대한 부담을 낮추고 간호의 질 향상을 위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대폭 확대했다. 

현재(2018. 6. 기준) 전국 간호·간병통합병상은 3만 469개인데 그 중 경인지역에 34.5%인 1만 515개 병상이 운영 중이다. 간호·간병통합병동 입원 시 본인부담 추가비용은 현행 대비 1만 1천800원(종합병원, 6인실 기준)인데, 일반병동의 개인 간병비가 1일 8만 원 내외인 것과 전문 간호인에게 질 높은 간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볼 때, 환자에게 큰 혜택이다.

 

Q 보장성 강화대책으로 20조 원의 건강보험 준비금을 다 소진하고 다음 정부에 재정 부담을 전가해 보험료율이 급등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데.

A 많은 국민들이 보험료 인상에 대해 염려하시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안심하셔도 될 듯하다. 현재 보장성 확대를 위해 필요한 30조 6천억 원은 준비금 21조 원의 약 절반인 10조 원을 집행하고 정부 부담금을 매년 5천억 원씩 증액하며, 건강보험료는 국민의 부담이 과하지 않도록 지난 10년간 평균인상률인 3.2%정도로 인상해 마련할 것이다. 한편 평균 건강보험료가 인상돼도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로 인해 민간보험의 필요성이 낮아지고, 이에 따라 민간보험료가 인하될 것이다.

 

Q 40개 지사와 4개 출장소, 44개 장기요양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경인지역본부의 향후 역점사업과 운영방향은.

A 경기도와 인천광역시는 지리적으로 서울을 둘러싼 4개의 권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도시와 농촌이 혼재해 있고, 계층 간 소득 격차가 커서 관리의 어려움이 있다. 또한 화성·김포·남양주·용인 등에 대규모 개발이 추진되면서 인구유입이 집중되고 있다는 특성이 있다.

 

경인지역에는 전국 인구의 30%인 1천600여만 명이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으며, 등록 외국인은 약 39만 명으로 전국의 41%를 차지하고 있다. 노인요양 입소시설 또한 2천여개로 전국의 약 40%를 점유한 상황이다. 이에 타 지역본부보다 많은 양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므로, 책임이 막중하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2011년 총 진료비는 46조 2천400억원 가운데 흡연과 음주, 비만으로 인한 의료비가 전체의 14.5%인 6조 7천억 원이 지출됐다. 경인지역본부는 각종 예방 및 증진사업을 통해 보험료 재정을 확보하고 다른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특히 건강보험 제도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인 사회보험을 기반으로 마련된 만큼 사회적 약자 중심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추진해 국민에게 봉사하고 사랑받는 건강보험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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