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단원경찰서 채명례 경위, 30년 전 어머니와 헤어진 쌍둥이 위해 통역봉사 자처

▲ 안산-이사람 채명례 경위

“30년 전 이별한 어머니와 만나고 싶은 쌍둥이 형제가 통역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듣고 단숨에 달려갈 수밖에 없었어요!”

 

안산단원경찰서 관할 공단파출소에 근무하는 채명례 경위(54)가 최근 전북 전주로 간 이유다. 전주시는 박천호씨(30ㆍ카일)와 민호씨(30ㆍ트레버스) 쌍둥이 형제의 생모 J씨(70)가 거주하는 곳이다. 박씨 형제는 미국 미네소타에 양부모와 함께 거주하고 있으며 이번에 평창 동계올림픽을 관전하기 위해 내한했다.

 

채 경위가 쌍둥이 형제와 인연이 된 것은 4년 전이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채 경위는 우연한 기회에 페이스북을 통해 “외국으로 입양되었고 생모를 찾고 싶어 한국을 방문하는데 한국말을 전혀 못해 통역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봤다. 이후 페이스북에서 박씨 형제와 친구로 지내며 연락을 하던 중 한국에 거주하는 엄마를 만나고 싶은데 통역을 해줄 수 있느냐는 요청을 받았다.

 

이에 채 경위는 지난 10일 근무일임에도 당일 하루의 연가를 낸 뒤 자부담으로 자가용을 이용, 헤어진 생모와 30년 만의 감격스런 재회를 돕기 위해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한걸음에 달려 내려갔다. 그 오랜 시간 동안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생모와 두 아들은 첫 만남이 어색했지만 채 경위의 능숙한 통역을 통해 서로간 감정도 불편함 없이 전달하며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다.

 

채 경위는 “앞으로도 이런 뜻깊은 일에 참여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 어디라도 달려가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19일 미국으로 돌아간 박씨 형제와 그의 가족들은 전주시에서 만난 채 경위에게 “한국말을 꼭 배우겠다. 너무 감사하다”라는 말을 전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 안산-카일 현제 및 가족 사진
▲ 카일 현제 및 가족 사진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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