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인천] 이번엔 청렴한 교육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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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변화는 정치 변화로 이어진다. 왕조시대, 종교시대, 전체주의시대, 마침내 민주주의시대에 도달했다. 시대 변화의 길목에서 늘 발견되는 것은 커다란 부패였다.

 

부패는 불신을 만들고 갈등을 만든다. 왕조를 무너뜨린 것도 부패고, 종교시대를 무너뜨린 것도 사제들의 부패였다. 국가를 위해 개인을 희생하라는 전체주의 사회도 부패로 붕괴했다. 마찬가지로 민주주의가 무너진다면 만연한 부패 탓 아닐까.

 

오늘날 우리 사회는 어느새 진보와 보수라는 이분법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다. 진보가 선이면 보수가 악이 되고, 보수가 선이면 진보를 악으로 본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해쳐온 건 진보나 보수가 아니라 ‘부패’였다. 진보와 보수의 이론적 가치는 학문 영역에서 매우 중요하다. 정책 분류와 비교 연구 분야에서 꼭 필요하며 진보나 보수 중 하나를 없애야 할 악으로 규정치 않는다.

 

특정한 상황에서 진보와 보수의 가치는 충돌하기도 한다. 둘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심판은 국민이 한다. 진보와 보수 가치 충돌의 승자는 민심에 따라 변한다. 하지만, 패자가 되었다고 악이라 규정할 수 없다. 승자든 패자든 그들 안에 부패가 있다면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악이고 적폐다.

 

교육감 선거 때마다 나타나는 진보 성향의 후보, 보수 성향의 후보라는 용어가 선거가 격렬해지면 패거리 정치로 전락한다. 마침내 자기 패거리가 아니면 전부 악으로 본다. 진보와 보수라는 학문적 용어가 패거리 정치 용어로 변질돼 버린 것이다.

 

더욱이 인천 교육은 보수 교육감도 진보 교육감도 똑같이 부패한 불행한 역사를 갖고 있다. 보수 교육감도 뇌물수수로 구속됐고 이를 비난하며 탄생한 진보 교육감도 똑같이 부패로 구속됐다. 하지만, 이를 통해 우린 쓰라린 교훈 하나를 얻었다. 진보든 보수든 모두 부패할 수 있다는 것.

  

또, 패거리 교육감은 위험하다. 측근 패거리에 의해 탄생한 교육감은 그 패거리에 의해 조종당한다. 능력도 없고 정의롭지 않아도 자신의 선거를 도와준 패거리의 신세를 갚기 위해 교육감 권력을 악용하게 된다. 마침내 멀리 있는 시민과 학부모의 이익보다 가까운 패거리의 이익을 더 챙기게 된다.

 

결국, 진보 정신도, 보수 정신도 모두 사라지고, 패거리 이익만 남게 된다. 물론 학부모와 시민 앞에서는 진보와 보수의 가면을 쓰고 선한 체 하겠지만.

 

연이어 부패한 전임 교육감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탓일까. 올해 인천교육감 선거엔 바른 교육감, 좋은 교육감, 촛불 교육감으로 명칭을 바꿨다. 하지만 그 이면은 바뀐 게 없다. 그럼 몇 달 앞으로 다가온 교육감 선거에서 인천 학부모들은 어떤 교육감을 선택해야 할까.

 

적어도 끊임없이 보수 진보로 양분해 학부모의 눈을 가리는 후보, 겉으론 그럴듯한 온갖 미사여구와 공약을 내세우지만 속으론 자신의 입신양명과 패거리 이익만을 챙기려는 후보는 아닌지 매의 눈으로 살펴야 한다.

 

이번엔 오로지 우리 아이들의 교육만 생각하는 깨끗하고 청렴한 교육감을 제대로 뽑아야 한다. 인천교육의 불행 두 번으로 족하다.

 

노현경 참교육학부모회 인천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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