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3만불 시대] ‘수출 강소기업’ (주)월앤피플

디자인에 ‘신뢰’를 더한 벽지… 세계가 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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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새해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가 예상되면서 경기지역 수출 업계들의 도약이 기대된다.

경기지역은 지난 2014년 1월부터 작년 10월까지 약 46개월 간 4천174억 달러를 수출해 같은 기간 전국 수출액 약 2조 70억 달러 대비 20.1%에 육박하면서 비중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그만큼 도내 수출 기업들의 올 한해 역할이 막중한데,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정부 기관에서도 창업지원사업 차원에서 창업기업지원자금청년전용창업자금 등을 시행해 이들의 발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해 100만 달러 수출을 달성한 (주)월앤피플도 이처럼 막중한 역할을 맡아 국산 벽지 디자인의 우수함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 벽지 디자인 수출업계 강자로 거듭나기까지

(주)월앤피플은 김환연 대표(41)ㆍ배재근 팀장(37)ㆍ유소희 실장(37)ㆍ최나리 실장(34)이 의기투합해 만든 벽지 디자인 회사로, 지난 2015년 3월 15일 회사를 설립한 이후 불과 1년 만에 100만 달러 수출 성과를 달성, 세간의 관심을 사고 있다. 

디자인이라는 남다른 분야에서 맹활약 중인 이들은 한때 같은 회사에서 디자인 및 해외영업 업무를 맡아 전문성을 키워왔고,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같이 일을 해보자는 김 대표의 제의에 따라 창업하게 됐다.

 

수출업 특성상 업무 처리 및 의사결정 과정이 신속해야하나 규모가 큰 회사에선 그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어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소규모로 일을 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마침 CEO의 나이가 만 39세 이하일 경우 중진공에서 청년창업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어 수차례 문의한 끝에 약 1억 원을 창업자금으로 지원 받았다. 김 대표와 배 팀장이 해외영업을 맡고 유 실장과 최 실장이 벽지 디자인을 맡아 업무를 진행하는데, 특이한 점은 이들의 매출은 모두 수출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약 10년 가까이 해외영업을 해온 김 대표와 배 팀장이 그 동안 해외 시장을 개척해 놓은 덕분에 중동ㆍ동남아 등지 20여 개 국에 벽지를 수출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수출이 필요한 국가에 출장을 가서 고객과 접촉하는 등 시장 조사를 거친 후, 고객이 의뢰한 내용대로 유 실장과 최 실장이 직접 디자인한다. 그리고 디자인이 완성되고 나면 고객을 국내에 직접 초청해 포천에 마련해 놓은 약 9천900㎡ 크기 OEM 공장에서 디자인을 직접 프린트해서 보여준다. 고객의 승인이 이뤄질 경우 벽지를 주문 수량만큼 생산하는 과정을 거친다.

 

현재 (주)월앤피플이 보유 중인 벽지 디자인 개수는 6개 카테고리, 500여 종이다. 수출 비중이 높다는 이유로 지난해 11월 18일부터 오픈한 회사 홈페이지도 아직까지 영어로만 돼 있다. 내수 시장 개척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화시킬 단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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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경도 있었지만, ‘사람’에 집중해 위기를 넘겼다

이처럼 승승장구하고 있는 (주)월앤피플이지만 역경도 있었다. 회사를 설립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거래 고객들이 가장 많이 몰려있던 터키에 무역 ‘세이프가드’가 발동돼 기존 고객 및 잠재 고객들이 모두 사라지며 사업 초반부터 큰 암초에 부딪쳤다. 하지만 (주)월앤피플이 이런 위기를 타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사람’에게 있었다.

고객의 요구에 맞는 디자인을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사람 한명한명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 시장조사 및 고객과의 만남을 위해 거래처당 1년에 3~4번씩 방문하는 편인데, 이 과정에서 매번 고객의 말을 경청하고 약속·거래 등도 늘 한 치의 오차 없이 지켜오면서 믿음을 쌓아갔다. 고객들에게 심어준 믿음은 자연스레 해외 인맥망 구축에 큰 공헌을 했고, 지금도 계속해서 승승장구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본래 이름이 ‘월페이퍼&피플’로 회사 이름에서부터 사람을 중시함이 드러나 있는 (주)월앤피플의 눈은 여전히 사람에게 향해 있다. 이번 달 독일에서 열릴 예정인 벽지 전시회에서 자체 부스를 통해 사람들과 교류하고, 벽지에 대한 정보 등을 얻을 계획이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이룩한 회사의 성과가 사람에게 있음을 잊지 않겠다” 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권오탁기자

사진=전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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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환연 ㈜월앤피플 대표

“고객과의 약속 철저하게 사업비결은 끈끈한 신뢰”

“(주)월앤피플의 사업 철학은 ‘사람’입니다. 사업에 필요한 모든 것들은 사람으로부터 나온다고 생각 합니다.”

 

흔히들 생각하는 CEO의 이미지답게 김환연 (주)월앤피플 대표(41)는 안경을 쓰고, 노련함이 느껴지는 사업가다. 창업 1년 만에 수출 100만 달러 성과를 낸 김 대표지만 지금의 영광에 이르기까지 산전수전을 겪으며 착실히 내실을 다져왔다. 

 

김 대표와 벽지의 인연은 지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벽지 수출회사 D사에 입사한 김 대표는 대학 시절 전공인 화학 분야를 살려 벽지 공장에서 제품 개발ㆍ품질 관리ㆍ기계 관리 등을 맡았다.

그렇게 착실히 내실을 닦던 도중 지난 2010년 사측으로부터 해외 영업 부서에서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았다. 제품ㆍ기계 관리와는 전혀 다른 분야라서 걱정도 앞섰지만, 사측에선 해외 영업을 위해선 제품ㆍ기계 관련 전문성을 갖추고 있던 김 대표가 필요했던 것. 

 

김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일을 시작함에 있어 남들보다 열린 마음으로 대하다보니 큰 이질감은 없었다” 고 말했다. 

 

해외 영업을 하면서 지난 7년간 대륙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를 누비며 본인만의 정보ㆍ인맥망을 구축하고, 벽지ㆍ해외 영업에 대한 내실을 착실히 다져왔다. 그러던 와중 직장 동료 3명과 창업을 결심, 의기투합한 이들은 지난 2015년 1월에 퇴사해 그 해 3월 15일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시작의 취지 중 하나가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효율성 높게 일하자’ 인만큼 유대감과 효율성에 집중하고 있다. (주)월앤피플의 사무실엔 4개의 PC가 옹기종기 모여 쉽게 의사전달을 할 수 있고, 타 직장에 비해 가족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사업 시작 당시부터 지금까지 ‘오전 9시 출근-저녁 6시 퇴근’을 고수하고 있다. 무작정 책상 위에 앉아있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 일도 중요하지만 가정이 소중하다는 신념 때문이다. 안에서 다져놓은 사람에 대한 존중은 밖에서도 이어진다. 

지금까지 중동, 동남아 등 20여 개 국에 벽지 디자인을 수출하면서 단 한번도 고객과의 약속을 어긴 적이 없어 지금도 해외에서 벽지 관련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사업에 대한 철학도 확고한 편이다. 벽지 수출업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많아 종종 조언을 해주곤 하는데, 그때마다 기본에 충실할 것을 강조했다.

 

순간의 이익만 바라보다 길게 가지 못하는 기업인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그런 우를 범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김 대표의 말이다.

 

내수 시장 진입, 계속되는 거래 국가 확장 등 (주)월앤피플의 시선은 해외로 향해 있지만, 거래 외에 사람에게도 시선이 향해 있다. 

 

김 대표는 “수출업 특성상 정보나 거래가 사람으로부터 나오지만 단순히 사업적 관점으로만 사람들을 대하고 싶진 않다” 며 “거래 고객뿐만 아니라 사내 직원들과도 적극적인 교감을 통해 더 좋은 기업으로 거듭나겠다” 고 밝혔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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