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저희는 비록 계산이나 알아듣기, 보기, 순발력 등이 떨어지지만, 열정만은 중1 14세 소녀랍니다! 그런데 늦깎이로 학교(초ㆍ중등과정)에 다니는 데 책값과 등록금은 면제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최근 도의회 요청으로 도교육청이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안산 용신학교(본보 18일자 12면) 중학교 1학년 과정을 수학하는 이창옥씨(62ㆍ여)가 지난달 25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 내용의 일부다.
지난 1968년 2월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씨는 “여건상 배움의 길을 접고 결혼해 살다 보니 사내아이 2명과 남편 뒷바라지에 시간이 없어 배움의 길을 가지 못했지만, 늘 배움에 목말라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버스 좌석에 붙어 있는 ‘중학생 모집’이라는 광고를 보고 꿈에도 그리던 중학교에 입학했다. 그날이 지난 3월 2일이었다. 당시 교과서를 두 손으로 받아 들었을 때 “이에 꿈인가, 생시인가 했죠”라며 기뻐하던 마음도 잠시, 그녀는 책값 1만9천원과 수업료 25만 원이란 소식에 놀랐다.
이를 계기로 대통령에게 펜을 들었다는 이씨는 “대통령님! 중학교는 의무 교육 아닌가요? 그런데 왜 나이가 들어 중학교에 입학한 저희에게 등록금을 받는지요?”라고 반문했다. 그리고는 대통령에게 학교 방문을 요청하면서 “방문하시면 아마도 깜짝 놀라실 겁니다. 다문화 거리에 위치한 낡고 허름한 건물에 들어오시면 뽀글이 파마를 한 아줌마와 할머니들이 하나라도 더 배우고자 하는 열정과 열의에 놀라실 겁니다”라고 말했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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