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창 양평공사 사장, "양평의 친환경농업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가 되겠습니다"

▲ 황순창 양평공사사장
▲ 황순창 양평공사사장

“양평의 농민들을 지원하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경영구조개선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내년이면 설립 10년을 맞이하는 지방공기업인 양평공사에 양평 출신 최초로 지난 8월 사장으로 취임한 황순창 사장(61)의 일성이다.

 

양평공사는 지방공기업으로 유일하게 벼 수매를 비롯해 감자, 양파, 마늘 등 양평 지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농산물의 수매와 판매를 담당하는 종합 농산물 공기업이다. 양평공사는 농약을 치지 않고 화학비료 없이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하는 양평의 농민들이 시장에서 제값을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설립됐다.

 

그러나 학교급식 외 마땅한 친환경농산물 수요가 없는 현실에서 양평 농민에게 일반농산물보다 높은 수매가를 책정하고, 적절한 이익을 보장하는 판매처를 찾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 과정에서 양평공사는 친환경농산물 수매와 판매에서 적정이윤을 얻지 못해 창립 이후 지금까지 자본금의 160%에 달하는 부채와 누적적자로 자본잠식률이 55.2%에 달하는 경영실적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양평공사 폐쇄’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사령탑을 맡은 황 사장은 농산물 전처리 시설을 활용한 2차 농산물 거래와 창고보관사업을 해결책으로 들고 나왔다. 그는 “1차 농산물만으로는 답이 없다고 판단했다. 우리가 kg당 1천400원에 수매한 친환경 감자지만 가락시장이나 구리농산물시장의 시세는 1천 원 정도다. 하지만 감자의 껍질을 까서 진공 포장하면 3천 원을 받을 수 있다. 수율(투입량 대비 완성품 비율)을 고려해도 2천100원 정도를 받을 수 있어 농민들에게 일반감자보다 높은 가격에 수매하고도 공사가 수익을 낼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농산물 전처리 시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농산물의 창고보관사업도 양평공사가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사업내용 중의 하나다. 수도권에 몰려 있는 친환경농산물 수요를 감당하는 물류시설이 부족한 현실에서 안정적인 농산물 공급을 위해 적절한 시설을 갖춘 저장시설에 대한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황 사장은 “20년 넘게 친환경농업을 이어가던 농민이 ‘이제는 힘에 부쳐 친환경농업을 지키기 어렵다’고 말해 안타까웠다”며 “양평공사가 양평의 친환경농업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가 되겠습니다”고 말했다.

 

양평=장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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