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인천] 미래사회를 대비하는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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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학부모의 높은 교육열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대학진학률은 80%다. 부모들은 자신의 노후준비를 못하는 한이 있어도 자녀교육엔 아낌없이 쓴다. 아이들은 쏟아지는 잠을 줄이면서 하루에 15시간 이상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공부에 매달린다. 이렇게 많은 시간과 교육비를 들여 ‘과거 지식’을 암기하며 대입을 향한 한줄서기를 하고 있다.

 

이처럼 고통스러운 학습과정을 거치고 값비싼 교육투자를 기꺼이 하건만 그렇게 얻은 지식이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 그 엄청난 노력과 비용은 무용지물이 될지 모른다. 과연 우리는 바르게 가르치고 있는 것일까.

 

2천년 전 소크라테스 시대엔 배워야할 과목이 불과 몇 개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수십개로 늘어났다. 지식변화의 속도는 가히 초고속이다. 인공지능, 뇌 과학, 유전자학, 분자생물학 등 새로운 학문이 생겨나자마자 이들을 결합한 융합학문이 곧바로 탄생한다. 매일 쏟아지는 연구들은 화학과 의학을, 전자와 생물학을, 예술과 과학을 융합하고 있다.

 

이런 시대엔 한 사람이 그 엄청난 지식을 다 익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알고 있던 지식도 순식간에 폐기되고 새로운 지식을 다시 배워야 한다. 이러한 빠른 지식변화는 우리 사회의 윤리를 변화시키고, 정치를 변화시키며, 가정과 개인의 삶까지 바꿔 놓고 있다.

 

오늘날 아이들은 학교나 교과서만이 아니라 휴대폰 검색창을 통해 쉽게 지식을 습득한다. 지식을 검색하는 방법이 교과서를 외우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이처럼 너무나 빠른 지식습득 환경변화로 인해 미래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게 됐다. 따라서 ‘사회의 초고속 변화에 적응하는 교육’이 더 중요하게 된 것이다.

 

이런 빠른 사회변화에 우리 아이들이 적응토록 하기 위해선 현재의 교육내용과 방식은 물론 교사의 역할도 변화해야 한다. 교사 자신도 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사회에서 아이들이 잘 적응하고 살아가도록 교육해야 한다.

과거처럼 주입식 교육이나 무조건적인 암기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스스로 배우는 방법을 학습하도록 하여’(learn to learn), 그를 통해 새로운 지식세계에 빠르게 적응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또한 실수와 실패에서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미래사회엔 ‘지식의 새로운 활용’이 더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선 창의력, 비판적 사고, 의사소통, 협업이 필수적이다. 소통과 협업에 의한 교육은 다른 사람과 더불어 함께 하려는 인성의 토대 위에 가능하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 교육은 어떠한가. 아이들의 미래 삶에 꼭 필요한 것을 가르치고 있는가. 아니면 여전히 미래에 별로 쓸모없는 과거지식 교육을 답습하고 있는가. 지식의 빠른 변화로 인해 학문간 교류가 활발해지고,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남과 소통하고 협업하지 못하는 똑똑한 개인’을 만드는 교육으론 미래를 제대로 준비할 수 없다.

 

변화무쌍한 미래 세상을 살아갈 아이들을 위해 현재 우리 교육의 내용과 방식을 되돌아보고 바꾸어야 한다.

 

노현경 참교육학부모회 인천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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