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필요해서 설치는 했는데 흡연자들로부터 외면받는 흡연 부스

▲ 의정부시청 흡연실

흡연자들의 흡연권을 지켜주고 길거리, 금연구역의 흡연으로부터 간접흡연 폐해를 차단하기 위해 설치한 흡연실이 흡연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담배 피우는 사람조차 흡연실이 해롭다고 느낄 정도로 환기나 탈취가 제대로 안 되는 등 관리가 안 되기 때문이다.

 

29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의정부시청, 의정부시 교육청 등 일부 공공기관과 의정부 백 병원 등에서 흡연실을 설치했다. 이들 흡연실은 일단 흡연공간을 비흡연공간과 분리하고 해당 지역(시설)이 금연구역이란 계도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정작 흡연자들이 외면하면서 간접흡연의 폐해를 차단하지 못하고 있다. 의정부시청 구내식당 옆 흡연실은 흡연실보단 주변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더 많다. 백병원 주차장 부근 흡연실도 마찬가지다. 흡연실을 옆에 놔두고 바깥에서 담배를 피울 뿐 정작 흡연실은 외면당하고 있다.

 

의정부 한 공무원은 “여러 명이 들어가면 흡연자도 역겹다. 담배연기가 잘 빠지도록 환풍시설을 잘 갖추고 특히 담배연기 악취가 베이지 않도록 탈취시설 등 실내환경을 청결히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있으나 마나 하다”라고 말했다.

 

국민건강증진법을 근거로 설치하는 흡연실은 실내는 간접흡연차단, 실외는 칸막이 식으로 천장과 자연환기가 되도록 환풍시설을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시설기준이 없다. 이때문에 해당 기관에서 설치만 해놓고 관리를 안 하거나 형식적으로 설치하면서 환기나 탈취가 제대로 안 돼 흡연자들이 다시 금연구역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정부의 권장에도 제대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지자체도 설치에 적극적이지 않고 설치하는 기관이나 기업이 늘지 않고 있다.

 

의정부시 보건소 관계자는 “서울시도 관리(화재, 노숙자)가 어렵고 주변에서 공공연히 흡연이 이뤄지면서 권장을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일본의 경우 도심 거리 대부분이 흡연구역을 지정돼 있고 흡연실이나 흡연장소가 잘 마련돼 있다. 흡연권도 보장돼야 하는 만큼 우리나라도 일본의 흡연실 설치를 벤치마킹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의정부시 보건소 관계자는 “흡연실을 설치하고 단속을 해도 결국 흡연자들이 금연구역이나 거리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는 문화의식이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의정부=김동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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