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같은 동포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베트남 문화뿐만 아니라 아시아 각국의 전통문화를 접할 수 있어 좋았다.”
24일 의정부시청 앞 잔디광장 2017년 하하 페스티벌 현장에 만난 베트남인 민 투안씨(30)는 친구와 함께 고향 음식을 즐기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오전 11시 하하 쇼 1부 한국전통공연으로 시작된 하하 페스티벌은 2부 캄보디아, 베트남, 몽골 등의 전통춤 공연을 비롯해 몽골 씨름 등 몽골 나담축제 등 문화행사와 체험마당, 아시아뮤지엄, 먹거리 마당 등 오후 5시까지 이어졌다. 외국인 주민과 의정부시민들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축제 열기가 온 종일 식을 줄 몰랐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동두천, 양주, 포천, 구리, 남양주 등 경기 북부는 물론 화성, 안산 오이도 등 경기 남부 및 서울에서 전철을 타고 몰려들었고 온 가족이 함께 나들이 나온 다문화 가정도 많았다. 베트남부인, 자녀와 함께 나온 이모(민락동)씨는 “하하 페스티벌은 우리 가정의 명절이나 다름없다. 특히 부인이 고향 친구와 어우러져 향수를 달래는 기회라 빠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페스티벌에서 단연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은 네팔, 몽골, 스리랑카, 베트남 등 10여 개국의 전통 음식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먹거리 마당. 일시 교통을 통제한 시청 앞서 백석천 다리 시민로에 각국별로 부스를 차린 먹거리 마당은 외국인 주민과 의정부시민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1개에 2천 원인 호수르 몽골 만두, 바나나 후추 마늘 액젓을 섞어 만든 태국식 어묵튀김인 룩친 텃에 베트남 포사우 반미 등 동남아 각국 전통음식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베트남 전통 모자 만들기, 캄보디아 행운의 실타래 만들기 등 체험부스는 어린이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온 부모들도 함께 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빚어졌다.
의정부시 용현동 이용렬군(10)은 “TV로만 접하던 베트남 모자 ‘논 (NON)’을 직접 만들어 쓰니 신기하다”며 “학교 친구들에게 자랑할 것이다”고 미소 지었다.
외국인들은 한국의 전통의상을 입고 친구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등 한국전통 의상체험도 인기를 끌었다. 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하하 페스티벌에 몰려들자 여행, 노동상담, 금융, 보험, 연금 관련기관들의 홍보전도 치열했다. KEB, 우체국 등 금융기관은 스리랑카, 베트남 어 등을 하는 통역사까지 배치해 근로자들의 통장개설업무와 송금에 대해 설명하는 등 외국인 근로자 고객 모시기에 공을 들였다. 또 건강사회운동본부에서 저소득 소외계층 이민지 무료진료에 나서는 등 각종 시민사회단체의 봉사활동도 활발했다.
행사를 주관한 이영 외국인 인력지원센터장은 “이제 대한민국도 외국인과 이주민근로자 더불어 살아가는 시대다.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고 했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외국인들을 위해 직접 영어로 “미군부대가 철수한 의정부시는 이제 희망의 도시다. 서로 문화를 이해하며 함께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의정부= 김동일ㆍ조철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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