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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 칼럼] 마오쩌둥의 ‘참새잡기’ 운동
오피니언 변평섭 칼럼

[변평섭 칼럼] 마오쩌둥의 ‘참새잡기’ 운동

<毛澤東>

변평섭
변평섭
소록도의 한센인 남성들에게 강제로 정관수술을 시행한 때가 있었다. 일제 때도 그랬고, 해방 후에도 소록도에 거주하는 남성들에게 그렇게 했다. 최근 이들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3천만원의 보상을 받는 판결을 받아냈다.

 

가족계획이 주요 국가시책이던 1970~80년대에도 정관수술은 ‘강제’는 아니지만 그렇게 권장되었다. 1977년에만 해도 정관수술 목표가 6만명이나 되었는데 이를 위해 공영주택입주 우선권, 새마을 취로사업 우선권 등을 내걸었고 예비군 훈련장에서는 가족계획의 홍보와 함께 정관수술이 행해지기도 했다.

 

그만큼 정부는 경제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의 하나로 인구증가를 꼽았던 것이다. 그래서 처음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슬로건은 ‘하나 낳기’로 변했고, 아이를 많이 거느린 부모는 전셋집도 구하기 힘든 사회 분위기가 조성됐었다.

 

그 결과 오늘날 저출산이 몰고 온 ‘인구 위기’에 당황하기에 이르렀고, 옥스퍼드 대학 데이빗 콜먼 교수는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소멸 국가 1호는 한국이 될 것”이라고 무섭게 경고했다. 이렇듯 정책 입안자들은 눈앞의 현상만 보고 단말적 처방을 내리기 앞서 멀리 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1958년 중국의 마오쩌둥(毛澤東)은 ‘대약진 운동’을 전개했다. 사회주의 건설을 가속화하고 농공업 대증산을 이룩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농업정책에 있어 악명 높은 ‘인민공사’의 설립은 농민을 집단화하고 생산을 공산화하는데 목적이 있었다.

 

또 색다른 운동 하나가 있었는데 곡식을 먹어 치우는 참새를 잡으라는 것이었다. 중국 정부는 참새잡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 1958년 한 해에만 80만 마리를 잡은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 같은 대대적인 참새잡기 운동은 식량 증산에 기여했을까? 아니다. 참새가 줄어드니 이번에는 메뚜기가 폭발적으로 불어나 벼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렸다. 메뚜기의 포식자 참새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중국 정부는 메뚜기의 천적인 참새잡기 운동을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마오쩌둥의 대약진 운동은 ‘참새잡기 운동’에서 보듯 눈에 보이는 것만 생각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먼 곳을 생각하지 않는 저액들로 실패를 하고 만다. 제철 증산도 성과주의에 매달리다 보니 선철 30%가 품질 저하로 상품성이 떨어졌고, 심혈을 기울였던 인민공사 역시 무리한 집단화로 결국 농업 파탄을 가져왔다. 그리고 마오쩌둥은 국가주석직에서 사임하고 만다.

 

지금 우리는 투기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 여론이 갈리고 있다. 여권에서는 부동산 보유세를 들먹이고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이를 검토하지 않는다고 했다. 부동산 보유세에 신중한 경제부총리는 자칫 조세 저항을 가져올 수 있고, 이를 실시할 경우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지역은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문제로 제기한다.

 

탈원전 정책도 그렇다. 당장 산업용 전기요금 개편이 시행될 경우 철강업계는 2015년 보다 3조 5천68억원을 더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보도됐다. 이렇게 하여 전체 산업용 전기요금은 5조가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것인데, 과연 탈원전이 본 궤도에 오르면 어떻게 되겠는가 하는 문제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탈원전을 일본과 중국의 산업계가 은근히 반기고 있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전기요금 등 생산비용 증가로 한국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 보기 때문일 것이다. 참새를 잡으면 벼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오판했던 중국의 실수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변평섭 

前 세종시 정무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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