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원으로 일하는 이순원씨 신속한 대처로 응급환자 구해
이씨는 지난 4일 오전 10시 58분께 안성시 양변리 일원 공사현장에 기름을 배달하고 주유소로 귀가하던 중 10~15도 경사진 도로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순간, 앞에 1t 화물 차량이 적재함 내 건축자재를 가득 채운 채 별안간 뒤로 밀리면서 이씨의 2.5t 주유차량 앞부분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화가 난 이씨는 앞차에 다가가 “아저씨 뭐하시느냐”고 문을 두드렸으나 응답이 없자 문을 열었다. 하지만 화물차 운전자 A씨(60)는 눈에 초점이 없는 채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이씨는 즉시 한 손으로 가슴을 압박하고 또 다른 한 손으로는 119에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음을 신고했다. A씨의 입술이 시퍼렇게 변하는 모습을 본 이씨는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지나가는 11t 화물차를 세웠다. 이후 이들은 A씨를 밖으로 끌어내린 후 번갈아 가면서 119구급대가 올 때까지 A씨에 심폐소생술을 했다.
다행히 119구급대가 제때 도착했고, A씨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심정지 5분 만에 호흡이 확 트이면서 시퍼렇게 변한 입술에 핏기가 돌기 시작했다. 병원으로 긴급 후송된 A씨는 현재 정상적인 치료를 받으면서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이씨의 순발력은 소방서가 시행하는 위험물 취급교육을 통해 심폐소생술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발휘됐다.
이순원씨는 “앞차를 내가 추돌해 그 운전자가 심정지 온 것으로 오해했다. 경사진 도로에서 내 차가 없었다면 아마 그분 차량이 뒤로 밀려 어떻게 될지 앞이 깜깜했었다”고 되뇌었다. 이어 “처음 있는 일이라 너무 당황하고 놀랐다”며 “무조건 호흡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어 계속 가슴을 압박하고 인공호흡을 했다. 그분이 살아있는 것은 당시 11t 운전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라고 말했다.
안성=박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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