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수십명 성추행’ 술렁이는 여주시

교사 2명 구속… 파문 확산되자 엉뚱한 학교까지 피해

여주의 한 고교 교사 2명이 여학생 수십 명을 성추행해 물의(본보 7월24ㆍ27ㆍ28일자 7면)를 빚는 가운데 이들 교사들이 결국 구속되자 지역사회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수원지법 여주지원은 지난 28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K교사(52), H교사(42)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24일 이들 교사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교사들이 구속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날 오후부터 주말 내내 여주지역사회는 깊은 충격에, 술렁이는 모습이었다. 이번에 문제가 불거진 A고교는 70여 년 전통을 자랑하는, 명실공히 지역을 대표하는 학교다. 

개교 이후 1만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여주지역 공직사회는 물론 전국에서 동문들의 활약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학교 측은 교사들의 구속 소식에 이어 다른 교사 6명의 직무유기 및 폭언ㆍ성희롱 발언에 대한 경찰의 사실관계 확인 결과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파장이 확산되자 여주지역 다른 학교들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들 학교 관계자는 여주시민은 물론, 외지인들이 마치 자신들의 학교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처럼 치부해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지역 공직자들 역시 조용하고 평화롭던 도시에 망신살이 뻗쳤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지역의 한 관공서 간부 공무원은 “최근 며칠 동안 지인들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여주하면 성 관련 사건이 만연한 도시’인 것처럼 몰고 가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니었다”면서 “하루 속히 사건이 마무리되길 바라는 마음 뿐”이라고 답답해했다.

 

이날 구속된 K교사는 체육 교사로 근무하면서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여학생 31명을 성추행하고, 남학생 3명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H교사는 2015년 3월부터 최근까지 3학년 담임교사로 재직하면서 학교 복도 등에서 여학생 55명의 엉덩이 등을 만진 혐의를 받고 있다. 전교생이 455명인 이 학교에 여학생은 210명으로, 72명이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A고교에 대한 정식 감사에 착수했다고 30일 밝혔다. 총 14명 규모로 꾸려진 감사팀은 성추행이 실제로 이뤄졌는지, 이들 두 교사 외 다른 교사들도 폭언과 성희롱을 했는지 등 교내 성범죄 발생 여부를 전반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특히 학교 측의 사건 축소ㆍ은폐 여부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할 계획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경찰 등의 협조를 구해 철저히 진상을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진동ㆍ권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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