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전문가’ 만난 양평농가들 웃었다… 이수진 기획디자인 회사 ‘이강피엔씨’ 대표

브랜드 만들고 스토리텔링 입혀 
농산물 제값 받으며 ‘대박 행진’
대통령상·중국 수출까지 이끌어

▲ 그의 가족 봉구를 안고 옥천의 집 스튜디오 앞에 포즈를 취한 이수진 대표
▲ 이수진 대표가 반려견 봉구를 안고 양평군 옥천면 자택 앞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평의 농산물이 소비자에게 더 긍정적으로 다가갈 수 있길 바랍니다.”

 

기획디자인 전문회사 이강피엔씨㈜의 공동대표, 애견전문잡지 ‘Life & Dog’의 발행인 등 화려한 직함을 자랑하는 이수진 대표(42). 정작 그는 양평에서 ‘강소농 브랜드 전문가’로 가장 많이 불린다.

 

각 농가의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강점을 부각하고 약점을 보완한다. 단순히 농산물의 포장이나 브랜드명을 정하는 것을 넘어 작지만 강한 농가의 힘을 키워주는 것이다. 전문적으로 농가의 브랜드명을 짓고 디자인을 구상해 포장과 홈페이지 등에 이를 적용한다. 

최근 그는 한 농가 감의 포장박스 디자인, 브랜드명 등에 스토리텔링을 적용했다. 단감의 포장 단위를 늘 하던 것처럼 20㎏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10㎏으로 분할하는 전략도 유효했다.

그의 손을 거친 감은 소비자들에게 비싼 만큼 좋은 상품으로 다가갔다. 이에 한 박스의 1만6천 원에 출하되던 단감은 4만 원까지 인상됐다. 이 과정에서 김포시 대명3리 이장의 첫째 딸로서 소통능력도 한몫했다. 농민이 추구하는 방향과 소비자가 원하는 방향에는 간극이 있어, 이를 맞춰주는 것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농민들과 진솔하게 소통하며 상품성 있는 그들의 스토리를 이끌어낸다.

 

그가 강소농 브랜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2015년부터다. 경남 창원지역에서 3년간 38개 농가를 대상으로 진행된 ‘강소농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 계기가 됐다. 맛도 좋고 농민들의 정성이 들어간 친환경농산물이 홍보부족 등으로 제값을 받지 못한 현실을 목격했다. 장점인 기획력과 홍보 경험 등을 통해 농민들에게 힘이 되고 싶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지난해 그의 반려견인 ‘우연’(블랙푸들), ‘봉구’(토이푸들)와 양평군 옥천면에 이사 온 후 주로 양평 농가와 소통하고 있다. 그의 능력은 곧 인정받으며, 이 대표의 브랜딩을 거친 한 농가가 소규모 개인 간 직거래 농장에서 대통령상을 받고, 중국으로 대량 수출까지 이뤄냈다. 다른 한 산골농가는 감, 사과, 농가공품까지 3개의 브랜드를 확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대표는 “강소농 브랜딩 후 농민들이 스스로 유통 체계와 품질 등을 개선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며 “농사를 짓는 농부의 마음을 소비자들이 최대한 이해할 수 있도록 나 자신도 더 노력하겠다. 친환경농업특구인 이곳 양평에서 강소농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 이수진 대표가 브랜딩한 농가들의 브랜딩 로고들
▲ 이수진 대표가 브랜딩한 농가들의 브랜딩 로고들

 

양평=장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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