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억 들인 양평 산촌생태마을 흉물 전락

닫혀있는 체험관엔 잡풀만 무성 펜션, 고속도 휴게소 직원 숙소로
郡 “민간 임대방식 전환 검토 중”

▲ 산촌생태마을 시설중 하나인 씨름장은 모래는 온데간데 없고 잡초만 무성하다.
▲ 산촌생태마을 시설중 하나인 씨름장은 모래는 온데간데 없고 잡초만 무성하다.
양평군이 산림청 지원과 군비를 포함, 총 111억8천만 원을 들여 조성한 산촌생태마을 8곳이 운영 부실로 혈세만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양평군과 산림청 등에 따르면 산림청은 지난 1995년부터 산촌종합개발계획의 하나로 산촌생태마을을 조성하기 시작, 전국적으로 240여 곳의 산촌생태마을 조성했다. 

산촌이 인구 유출과 고령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자, 도시민들에게 휴식과 산촌체험이 가능한 산촌생태마을을 관광자원으로 활용, 소득 창출과 일자리를 만들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양평지역의 산촌생태마을 8곳 가운데 이 같은 애초의 취지에 들어맞게 운영되는 곳은 한곳도 없는 실정이다.

 

실제 양동면 단석2리에 12억6천800만 원을 들여 조성한 단석 산촌생태마을의 경우 농구와 축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소형 경기장과 목재테크로 만든 야외공연장, 씨름경기장 등은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고 관광객을 위해 만든 5채의 펜션 중 2채는 월세로 임대해 인근 고속도로 휴게소 직원들이 숙소로 사용하고 있다.

 

양동면 계정3리 산촌생태마을은 더욱 심각하다. 총사업비 10억 6천600만 원을 들인 이곳에 남은 건 정체를 알 수 없는 ‘산촌문화관’이란 이름의 건물이 전부다. 더구나 굳게 문이 잠겨 있다. 이 마을 이장은 “1층은 전시공간이고 2층에는 숙박용 방이 2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을 측은 더 이상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 군에 산촌생태마을 해제 의사를 밝힌 상태다.

 

양동면 고송2리 산촌생태마을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체험관 문은 굳게 닫혀 있고, 체험관 마당은 잡풀이 어른 무릎 높이로 자라 있었다. ‘두부 만들기 체험’이라고 적힌 표지판이 서 있는 비닐하우스 모양의 체험실 내부는 비닐막 등 잡동사니가 가득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이미 해지의사를 밝힌 계정3리에 이어 추가로 3곳(석산1리, 도원리, 중원2리)을 지정 해지할 계획이다. 남은 4곳의 산촌생태마을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운영능력이 없는 게 현실인 만큼 민간 임대방식으로 전환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산촌생태마을 의 숙박시설로 지어진 5채의 목조건물중 4채는 월세로 임대를 준 상태다.
▲ 산촌생태마을 의 숙박시설로 지어진 5채의 목조건물중 4채는 월세로 임대를 준 상태다.
▲ 양동면 계정3리 산촌생태마을의 '산촌문화관'이란 이름의 건물. 운영아 중단된 상태로 건물 2층에는 누군가  살고있는지 애완견이 묶여있다.
▲ 양동면 계정3리 산촌생태마을의 '산촌문화관'이란 이름의 건물. 운영아 중단된 상태로 건물 2층에는 누군가 살고있는지 애완견이 묶여있다.
▲ 서종면 명달리의 산촌생태마을 펜션입구에 붙은 현수막. 20만원이라는 가격이 보이지만 팬션시설을 보고 관광객이 선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 서종면 명달리의 산촌생태마을 펜션입구에 붙은 현수막. 20만원이라는 가격이 보이지만 팬션시설을 보고 관광객이 선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 양동면 고송2리 산촌생태마을(마들가리마을)내에 있는 두부만들기 체험장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듯 마당에는 잡풀이 우거져있고, 두부체험장은 잡동사니만 남아있다.
▲ 양동면 고송2리 산촌생태마을(마들가리마을)내에 있는 두부만들기 체험장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듯 마당에는 잡풀이 우거져있고, 두부체험장은 잡동사니만 남아있다.

양평=장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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