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인천] 인류 지속가능성의 잣대, 생물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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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와 도시화의 여파로 생물종의 멸종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0년 동안 포유류나 조류가 해마다 1종씩 사라졌다고 한다. 우리에게 알려진 동물들 가운데 포유류 24%, 조류 12%, 양서류 32%가 이미 멸종되었거나 멸종 위기에 놓여다는 분석도 나와 있다. 그만큼 생물다양성에 대한 위기의식이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158개국은 1992년 6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생물다양성협약(CBD)을 채택해 실천하고 있다. 이 협약은 생물다양성의 보전, 생물자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 생물자원을 이용해 얻어지는 이익을 공정하게 분배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비교적 최근인 2014년 강원도 평창에서는 ‘생물다양성 세계 지방정부 정상회의’가 개최됐고 같은 시기 인천에서는 ‘제4회 도시생물다양성과 설계에 관한 국제회의(URBIO)’가 진행, ‘URBIO 2014 인천 선언’을 이뤄냈다.

 

국제적, 국가적 조류와 함께 현장에서의 반성과 활동도 왕성하다. 최근 인천지역 환경단체들을 중심으로 갯벌, 그리고 생태계의 보존에 대한 활동이 그 한 예이다. 인천녹색엽합 등 인천시민과 학생 400여명은 ‘2017 영종도 갯벌 철새의 날’ 행사를 열어 주목을 끌었다.

 

영종도 갯벌은 세계적 멸종위기 조류들이 찾을 정도로 갯벌 고유생태계를 비롯해 생물종다양성의 아이콘으로 손색이 없는 지역이다.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도 오는 8월 24일 국립 인천대에서 전국 규모의 ‘생물다양성포럼’을 개최한다. 인구 300만의 고밀도 개발도시이면서 바다와 섬, 갯벌, 내륙 S자 녹지축을 갖고 있는 인천지역에서의 생물다양성 비전을 공동 모색하고 설정하기 위한 집중적인 토론의 장이다.

이 자리에서는 보다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글로벌 차원의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국가·지방정부의 역할, 정책이 보다 강조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전국의 생물다양성 이슈에 대한 논의를 구체화하고 생물다양성 인식증진 및 공동행동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때마침 인천시는 ‘생물다양성 전략계획 및 실천계획’을 올해 말까지 수립할 계획이다. 지역 내 보호구역의 체계적인 조사·관리를 비롯해 각종 도시개발계획을 세울 때 생물다양성 증진 계획을 함께 제시하는 방안, 남·북을 넘나드는 생물 종(물범, 황새, 두루미, 저어새)에 대한 공동연구, 도시생태 복원사업 등이 담길 예정이다. 생물다양성과 관련해 인천시의 과제를 두 가지로 크게 나눠볼 수 있다.

 

하나는, 생물다양성에 반하는 또는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도시개발계획의 압력을 효과적으로 관리·통제하는 정책 수립이다. 둘째는, 생물다양성 관리와 생태복원을 위한 시민사회·전문가 참여의 토대를 확고히 형성하는 노력이다.

 

자연생태계는 영원하지 않으며 천하무적 ‘수퍼맨’도 아니다. 우리 인류의 삶의 토대이자 목숨줄과도 동일한 존재로서 지혜로운 집사여야 하는 우리다. 그 자체로 청정 생태를 상징하던 제주도가 대기·수질 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산림과 초지가 지속적으로 파괴됨에 따라 여느 개발된 도시와 닮은꼴이 되어가는 현실이 가슴 아프게 전해주는 진실이다.

 

지영일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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