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천명하였던 문화융성이 몇몇 사람들의 국정농단에 의하여 퇴색되었지만 그 기본정신은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 전통문화에 국한하여 살펴본다면 우리의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핵심가치를 담은 국가브랜드를 개발할 것이며, 우리의 전통, 세계기록유산 등 자랑스러운 문화를 재조명하고 세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아리랑 등 주요 문화유산을 활용해 한국을 대표하는 킬러 콘텐츠를 만드는 작업을 병행하겠다고 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 설정이었다. 간단히 요약한다면 전통문화를 재발견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것이었다.
우리의 전통공연예술자원은 대한민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자랑스러운 우리의 문화 유산이며, 한류의 근간이 되는 세계로 나아가는 우리 문화의 DNA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통문화의 정수인 전통공연예술이 세계 공연예술시장 진출을 논하기에 앞서, 국내에서도 각광받는 공연예술이 되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 고민이 깊어진다.
올해도 공연예술 시장에서 전통공연예술계가 활성화할 것 같지는 않다. 전통공연예술에 몸담고 있는 예술인 중 상당수는 국가의 지원이 부족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러한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왜냐하면 정부는 대한민국 헌법 제 9조 ‘국가는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야 한다’에 의거 정부 수립 이후 꾸준하게 전통분야에서 공연예술분야도 함께 보존하고 확산하기 위한 노력을 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도 전통공연예술 분야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타 장르에 비하여 결코 적지 않다. 문예진흥기금의 공연예술 지원에 있어서도 전통공연예술에 대한 지원은 클래식 공연예술을 능가하며, 연극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상주단체, 학교문화예술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전통공연예술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 또한 적지 않다. 또한 문화재청의 무형문화유산 지정 및 보존과 전승을 위한 지원에 있어서도 전통공연예술은 전국단위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전통공연예술의 진흥을 위해서 정부는 1994년 ‘전통공연예술진흥을 위한 발전계획’을 제시하였고, 2006년에 ‘전통예술 활성화 방안 비전 2010’을 제시하여 그 결과 4곳의 지방국악원, 전국 방송권의 국악방송과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 설립되었으며, 기존의 국립국악중고등학교 외에 국립전통예술중고등학교가 설립되는 등 상당한 성과를 이루어 내었으며 당시에 수립한 정책적 기조가 지금도 계승되고 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전통공연예술은 아직도 과거의 예술로 치부된다. 전통공연예술이 오늘날의 공연예술이 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창작인력과 무대전문인력, 그리고 기획인력의 빈곤’을 지적하지 아니할 수 없다.
그 이유는 교육과 직결된다. 제도권내의 교육이 가장 중요하고, 전통공연예술계의 지속적인 재교육 체계의 구축도 중요하다. 우선 미래 세계 공연예술시장에서 강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중고등 및 대학과정의 국립학교의 전반적인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에 대한 점검과 개혁이 시급하다. 물론 전문 인력양성에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 모든 일을 일사불란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우선 전통공연예술계 구성원들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며, 부처를 초월한 범정부 차원의 추진계획을 치밀하게 수립할 필요가 있다.
김승국 경기도문화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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