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의정부지법 소년부 판사 보호소년들 상대로 공부방 운영
대입 검정고시에 5명 합격 결실
“방황의 길을 접고 이제 그다음 꿈은 소방관입니다.”
청소년 시절 방황으로 입학한 고교를 그만둔 뒤 무면허 운전, 폭행 등 비행을 일삼으며 소년보호시설을 들락날락했던 A군(19)은 최근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지난해 이맘때만 하더라도 아무런 꿈 없이 살던 그였지만 신동주 의정부지법 소년부 판사를 만나면서 삶이 180도 달라졌다. 또다시 소년보호시설에 가야 했던 A군에게 신 판사는 처벌 대신 “공부를 하라”는 조건을 달고 선처했기 때문이다. 수년간 공부에 손을 놓았던 A군은 교과서를 집어들었다.
이후 신 판사는 스스로 담임선생을 자청, 대학생 봉사단을 모아 A군과 같은 보호 소년들을 상대로 4개월간 1대 1 과외를 진행했다. 그 결과 6명 응시에 5명이 검정고시에 합격하는 성과를 거뒀다.
A군은 “만약 지난 재판 당시 보호시설에 들어갔다면 그 이후에도 사고를 쳤을 것 같다”며 “신 판사님은 앞으로 제가 스승의 날 때마다 찾아뵐 은사”라고 감사함을 표했다. 앞으로 A군은 소방관이 되고자 입시 학원에 등록, 공부를 계속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처럼 자활 의지가 있는 보호소년을 돕고자 법원이 만든 공부방이 결실을 거둬 화제다. 이는 의정부지법이 전국 법원 최초로 지난해 ‘희망의 학교’라는 사이버 학교(www.goiwc.co.kr)를 개설한 이후 근 1년 만에 거둔 성과다.
당시, 의정부지법은 비행소년들에게 보호관찰 처분을 내리면서 희망의 학교 수강명령을 내렸다. 자칫 공부에 나태할 수 있을 상황을 막고자 미 참석 시 처벌하겠다는 강제성도 함께 부여했다. 중간마다 2차례 모의고사까지 치르고 결과에 상을 주며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를 북돋기도 했다.
의정부지법은 이 같은 희망의 학교가 결국 결실을 거두자 조만간 추가로 비행 소년들을 모아 공부방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법원 관계자는 “포기할 수 있던 힘든 여정이었지만 끝까지 완주해준 보호 소년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앞으로도 보호소년의 꿈과 희망을 위해 더 노력하는 법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의정부=조철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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