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위한 쉼터… “푸른 꿈에 날개 달아요” 양평군 지평면 청소년 카페 ‘날개’

통학버스 기다리는 학생들 위해 탄생
모든 메뉴 천원… 후원금으로 경비 보충
매주 수요일은 달콤한 간식 무료 ‘훈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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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카페 날개의 대표 정남선씨(왼쪽)와 날개의 최초 제안자인 총무 안선주씨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양평군 지평면 지평 초등학교 네거리에는 흰 벽에 날개가 그려진 작은 카페가 있다. 지난 10일 수요일 오후, 안으로 들어가니 왼쪽으로 바 형태의 주방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여러 가지 모양의 테이블이 놓여 있다.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까지 끼리끼리 모여 재잘거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기타를 치는 아이도 있고, 만화 삼매경에 빠진 아이도 있다. 카페 밖을 지나가는 하굣길의 학생들이 불쑥불쑥 카페로 들어와서는 주방 테이블에 놓인 스티로폼 재질의 아이스박스를 열어 튜브형 빙과를 꺼내 물고는 제 갈 길을 간다. 

하나같이 자기 집 냉장고를 열어 간식을 꺼내먹듯 거리낌이 없다. 이날 카운터 당번을 맡은 ‘날개’의 안선주 총무(48)는 그렇게 드나드는 모든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준다. 지난 2014년 4월 6일 문을 열어 3년째 운영 중인 청소년 카페 ‘날개’의 수요일 오후 풍경이다.

 

“이곳 지평면에는 청소년들이 갈만한 곳이 없었어요. 또 많은 학생이 5㎞ 이상 먼 거리를 버스로 통학하는데 30분 이상, 차를 놓치면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갈 곳이 없어 편의점 앞에 모여 있는 게 안쓰러웠지요. 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철에 애들이 길에 나와 있는 게 안타깝고 위험하기도 했어요. 아들 친구 학부모에게 청소년 카페의 구상을 밝혔더니 뜻밖에도 많은 호응을 해 주셨어요.”

 

날개의 대표를 맡은 정남선씨(49)는 “그렇게 5명의 학부모가 주축이 됐고 많은 분이 후원해 주셔서 ‘날개’라는 공간이 생겼다”면서 “이 건물도 주인이 임대료를 무척 싸게 해주셨고, 저희 엄마들이 직접 실내장식도 하고 어려운 목공 작업은 전문가들이 재능기부로 도와줬다”고 카페 날개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날개는 학교가 파하는 오후 2시에 문을 열어 오후 7시30분에 문을 닫는다. 학생들이 등교하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만 운영한다. 날개에는 간식과 음료가 항상 준비되어 있다. 모든 메뉴는 1천 원이다. 모자라는 경비는 5천 원부터 1만 원까지 내는 후원자들의 후원금으로 충당한다. 

정 대표는 “매주 수요일은 ‘천사의 날’로 정해 간식을 무료로 제공한다”면서 “보통 하루에 100여 명, 사람이 많은 수요일에는 300여 명의 학생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카페에 공부방과 동아리, 건축학교 등의 모임이 있고 기타를 배울 수도 있다”면서 “학생들은 물론 인근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평=장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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