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와 싸우는 소방관 보조역할 자처 시민들에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지 교육
소방차 길 터주기·안전컨설팅 홍보 앞장 수해지역 돕고 기부나눔 운동도 후끈
각종 재난 안전 현장에 뛰어들어 시민을 구하는 소방관들의 보조 역할을 자처하며 이들의 복지와 시책발굴, 홍보, 지역사회 봉사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는 남양주소방서 의용소방대 박종록(57) 연합회장. 그는 지난 1997년 우연히 매스컴을 통해 화마와 싸우다 순직한 한 소방관을 보고 문득 ‘소방관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지인을 통해 ‘제2의 소방관’인 의용소방대원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박 회장은 “소방관의 평균수명이 59세라는 안타까운 뉴스를 보고 이들이 더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활동할 수 있게 도와주자는 생각이 컸다”면서 “매큼한 냄새가 가득한 화재현장에 투입돼 화재를 진압하는 모습을 보면 멀리서 지켜보는 입장에서도 견디기 어려운데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존경심마저 든다”고 말했다.
20여 년간 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하며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 교육을 전파하고, 재난 현장에도 직접 뛰어들어 지역의 ‘파수꾼’ 역할을 하는 박 회장은 최근 시민들의 경각심 고취를 위한 시책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비번인 날에도 쉬지 않고 ‘소방차 길 터주기’, ‘심폐소생술 교육’, ‘안전컨설팅’ 등 홍보 캠페인에 매진하는 소방관들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박 회장이 대외활동을 통해 사업체 병원 등 지역 기관들과 협약을 맺어 약봉지, 진료비 영수증, 생산물품 등에 소방 홍보문구를 기재한 시책은 그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그는 2년 전 연합회장으로 추대되고 나서는 “맡은 바 책임을 다하겠다”며 활발한 대민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동료 대원들과 함께 지역 내 불우이웃 가정을 수시로 방문해 식사제공, 청소, 김장김치 나눠주기 등 소외계층을 돕고, 매년 여름엔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수재민을, 겨울엔 제설작업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태풍 ‘차바’로 피해를 본 울산을 방문해 배수로 작업, 진흙 제거 등 수해복구 지원자로 나서 구슬땀을 흘리는가 하면, 소방안전협의회와 함께 한 달간 옷, 신발, 가방, 학용품 등 700여 점 280박스를 모아 필리핀 취약계층에 전달하는 지구촌 기부나눔 운동을 주도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박 회장은 “시민들이 의용소방대원의 존재보다 소방관의 어려운 현실을 알아줄 때 너무 고마운 마음이 들고 보람된다”면서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760명의 대원을 이끄는 연합회장으로서 소방관과 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의용소방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양주=하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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