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미국의 오바마 전 대통령 자서전 판권이 경매에서 무려 6천만 달러에 낙찰되었다는 소식은 부럽기보다 생소하다. 대한민국 역사 발전은 1990년대에 멈추어 20년째 선진국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정치적 민주화는 이루었으나, 정치적 선진화를 이루지 못하여 경제적 민주화, 선진화도 답보상태라는 것이다.
정치 선진화는 선거에서부터 발목이 잡혀 있다. 아무리 잘못을 해도 선거철만 되면 지연, 학연, 보수, 진보만 따져 묻지마 투표를 해온 것이 정치인들의 간을 키운 것이다. 이번에도 후보들이 노골적으로 보수니, 진보니 부추기면서 지역민심에 호소하며 자신이 대표주자라고 표몰이를 하고 있다. 촛불을 들었든 태극기를 들었든 투표할 때는 예전처럼 할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미국 유명 대학에서 200여년 전 같은 동네에 살던 두 집안의 후손들 직업을 조사한 적이 있다. 놀랍게도 화목하고 규율이 잡힌 집안 후손은 모두 사회에 기여한 직업을 가졌고, 무절제한 집안 후손은 거지, 도둑, 살인자가 대부분이었다. 한 세대 삶의 결단이 수 백년 뒤 미래 후손의 삶까지 결정지은 것이다.
미국 시카고 목사인 조엘 오스틴은 ‘긍정의 힘’이란 책에서 지금 변화를 결단하면 삶이 바뀐다고 했다. 그 결단은 미래 후손의 삶까지 바꾸게 되는 것이다. 필자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부모나 청소년들에게 혼자 잘못되는 것은 자업자득이지만 수 백년 후손들까지 불행하게 만들 권리는 없으니 변화를 결단하라고 역설한다.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첫째, 이제는 후보와 소속 정당의 정책만을 보고 선출직을 뽑아야 한다. 일상에 바쁜 개개인이 그 정책들을 제대로 살펴보고 투표하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언론인이자 작가인 토머스 프리드먼이‘렉서스와 올리브나무’에서 저널리스트는 변화하는 세계를 쉽고 정확하게 대중에게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하였듯이 언론과 방송이 선거에서 후보자의 정책을 쉽고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관건이다. 둘째, 삼심(三心)운동이 필요하다.
삼심(三心)이란 올바른 가치관을 의미하는 중심(中心), 거짓이나 사심이 없는 진심(眞心), 배려와 공감을 말하는 관심(關心)을 말한다. 필자는 삼심(三心)이야말로 부모가 자녀를 대할 때 반드시 가져야 할 마음 자세라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삼심(三心)은 정치인들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이기도 하다. 중심없는 정치인은 철새 정치인이 되고, 진심없는 정치인은 정치꾼이 되며, 관심없는 정치인은 불통(不通)의 정치인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관심은 타자(他者)에 대한 배려이며 공감이자 역지사지하는 소통(疏通)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최순실 등 비선실세만 의지하고 불통의 정치를 함으로써 결국 파국을 맞이한 것 아닌가. 자녀는 물론 이 땅에 살아갈 후손까지 불행하게 만들지 않으려면 미래를 바꾸어야 한다. 다가오는 5월9일 대선이 바로 그 미래를 바꾸는 출발점이다. 언제나 그냥 정해지는 미래는 없다.
이정호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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