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국산 현미유’ 사용 강제… ‘독점공급’ 특혜의혹

인천시교육청 ‘도마위’

인천시교육청이 일선 학교 급식에 사용되는 가공식품을 원재료가 국내산인 것만을 고집해 학생들의 영향 불균형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본보 3월 24일 7면)이 제기된 가운데 ‘현미유’의 경우 독점 공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일선 초등학교에 공문을 보내 지난해 9월부터 가공식품 11개 품목을 정해 의무적으로 원산지가 국산인 것만 사용케 하고 있다. 현미유(국내산)는 국내에 제조하는 업체가 A업체 한 곳뿐이며 인천지역에 유통하는 업체 역시 B 업체 단 한 곳인 것으로 확인됐다. B 업체는 A업체로부터 현미유를 독점으로 들여와 지역 학교급식 직입찰업체에 공급했다. 제조사, 독점유통업체, 직입찰업체, 학교 등 유통단계가 한 단계 늘게 돼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얘기다.

 앞서 시교육청은 2015년 12월 식재료 품질개선 테스크포스(TF)팀을 통해 가공식품 11개 품목에 대한 품질 세부기준을 만들고 우선사용을 권장하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일선학교에 보냈다. 당시 공문에는 현미유(국내산 미강 100%), 소금(국내산, 천일염 100%, 6개월 이상 간수제거) 등 세부 내용이 담겼다. 공교롭게도 B 업체가 2015년도 하반기용으로 지역 직입찰업체에 보낸 홍보물에 ‘국내산 미강 100%’와 ‘6개월 이상 간수제거’ 등이 명시돼 있었다. 독점 공급에 따른 특혜 제공이 의심되는 이유다. 

 반면, B업체는 특혜를 받은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B업체는 식용유는 국내산 원료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이 현미유뿐이고 다른 식용유는 원재료가 유전자조작 제품일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현미유를 들여와 학교에 공급하려고 노력한 결과물이라고 주장했다. 

 B업체 관계자는 “아이들에게 좋은 제품을 먹이자는 취지로 일선 영양사들에게 발품을 팔아가며 현미유에 대해 알려줬고 그게 성과로 이어진 것”이라며 “몇 년 전만 해도 현미유를 공급할 수 있었던 곳이 더 있었지만, 판로가 어려워져 문을 닫은 걸로 알고 있다. 제조사를 설득해 전국에서 제일 싼 가격으로 들여와 공급했다. 특혜를 받은 게 아니다”고 말했다. 주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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