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물살 타는 사드 배치] 中, 고강도 경제보복 위협… 부지제공 롯데 직격탄 우려

매출 70% 유커 의존 롯데면세점 최대 피해 불가피
‘한한령’ 전면적 확대… 한국제품 불매운동도 거론
中 관영매체는 김장수 대사와 인터뷰 일방적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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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 배치 부지인 경북 성주군 롯데스카이힐성주CC(성주골프장)를 국방부 소유의 남양주 부지와 맞교환하면서 사드 부지 문제는 일단락됐다.

 

중국의 사드보복이 가시화되고 향후 미칠 파장도 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내린 결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사드배치 빠르면 5월 완료예정

국방부는 사드포대 배치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는 성주골프장을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설정하고 울타리 설치 작업에 돌입했다.

관할부대에선 부지와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경계병도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특히 울타리 설치 과정 중 발생할 수 있는 주민과의 충돌 가능성을 고려해 관련 자재를 헬기로 운반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현재 성주골프장 주변에서 주민과 시민단체 등이 골프장 입구를 막고 있다.

 

국방부는 부지 확보가 완료된 만큼 기지 기본설계와 환경영향평가 등 사드 시설 건설에 필요한 절차에 속도를 높여 사드 배치 시기를 최대한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특히 한미 양국은 한국의 조기 대선 전에 사드를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계획인 올해 6~8월 보다 빠른 5월경으로 배치 완료 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국방부는 롯데서 소유권을 넘겨받게 되면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성주골프장 부지를 주한미군 측에 공여할 계획이다.

 

주한미군에 배치될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는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종말 단계 고고도에서 요격하는 무기체계다. 사거리 3천㎞급 이하의 단거리·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이 대기권으로 하강할 때 고도 40~150㎞ 상공에서 요격하는 데 동원된다. 사드가 배치되면 대한민국 전역의 2분의 1에서 3분의 2 범위까지 북한의 단거리ㆍ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40㎞ 이상 높은 고도에서 요격함으로써 적의 핵 또는 화학탄이 장전되거나 조기 확산탄의 탄두가 자탄으로 확산하기 전에 무력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중국 보복제재…롯데 피해 불가피

지난해 한반도 사드배치 결정 때부터 보복 제재를 일관되게 해 오던 중국이 또 한차례 고강도 압박을 지속적으로 해올지 주목된다. 

중국은 한한령(限韓令ㆍ한류 확산 제한 정책) 전면적 확대를 비롯해 한국제품 불매운동과 방공식별구역 침범ㆍ이어도 압박 등 안보위협 등이 벌써부터 거론된다. 사정권 한가운데엔 사드부지를 제공한 롯데(3조 2천억 원 규모 중국시장)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중국은 롯데가 지난해 11월 성주골프장 사드 배치를 국방부와 합의하자 2주 뒤 중국 현지에 있는 롯데 계열사에 대한 소방·위생·안전 점검을 진행했다. 3조 원이 투입된 선양 롯데타운 공사가 중단됐으며 베이징에 있는 롯데슈퍼 3곳도 이달 폐점 결정되는 등 중국의 보복성 조치가 행해진 바 있다.

 

그뿐만 아니라 국내 면세점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 전체 매출에서 유커(중국 관광객)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70%로 사드 배치 충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울러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의 80%가 유커 덕이었지만 중국이 사드 배치 보복으로 한국행 관광을 제한할 경우 국내 전체 면세점 사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는 이날 중국 관영 매체와 인터뷰가 예정됐으나 돌연 취소됐다. 중국 매체의 일방적 취소통보라는 이례적 상황 탓에 사드 부지 확정에 대한 불만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대사는 이날 오후 중국 신화망과 인터뷰 일정을 잡았다.

그러나 신화망 측은 인터뷰 전날인 27일 오후 취재 현안이 많아 취재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주중대사관에 유선을 통해 인터뷰 일정 취소를 전해왔다.

 

이번 인터뷰 일방 취소 배경을 떠나 일국의 대사와의 인터뷰를 돌연 취소 통보한 사실 자체만으로 한국 정부를 무시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누리꾼들 사이에서 중국에 대한 반감 확산

중국 측이 한반도 사드 배치에 반발하며 롯데를 ‘사드 배치 조력자’로 지목하며 협박한 것과 관련, 온라인을 중심으로 중국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27일 롯데의 사드 부지 제공 이사회 의결에 대해 “그 결정은 중국 관광객들에 면세점 매출을 크게 의존하고 있는 롯데에 악몽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면서 “롯데가 사드배치 책임의 상당 부분을 떠안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롯데는 현재 중국에서 유통 부문을 중심으로 12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몸을 사리고 있지만 누리꾼들은 중국의 행태에 부정적인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중국을 겨냥, “미국한테는 아무 소리 못 하면서 작은 나라 한국에만 협박한다”, “대한민국이 아닌 미국에 단교선언을 해야하는 것 아니냐”, “북한이 핵미사일 만들 때는 왜 그냥 뒀느냐”면서 이중적 태도를 비판했다. 또한 일부 누리꾼들은 ‘몸집만 큰 애’라는 표현을 통해 중국의 편협함을 꼬집었다.

강해인ㆍ송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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