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꼭지에 ‘간염 바이러스’ 공포에 젖은 영월 근린공원

해당 시설 폐쇄 오염경로 조사
주민 20여명 보건소서 혈액검사
명확한 원인 몰라 불안감 증폭

여주의 한 근린공원 내에 설치된 음용수 시설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여주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져가고 있다. 더욱이 보건당국이 정밀조사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을 밝히지 못해 ‘바이러스 공포’가 증폭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9일 질병관리본부와 경기도, 여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여주 영월근린공원 음용수 시설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여주시보건소가 음용수 시설에서 나오는 물과 인근 화장실 등에 대한 추가 정밀 검사에 착수한 결과, 음용수 시설 수도꼭지와 수도꼭지에서 받은 물, 화장실 출입문 손잡이 및 수도꼭지 등에서 A형 간염 바이러스가 나왔다. 

이 같은 결과에 따라 여주시는 17일 이 공원 음용수 시설을 폐쇄했고, 다음날인 18일 오전 해당 화장실 이용도 중지시켰다. 여주시는 검사 결과를 토대로 A형 간염 보균자가 화장실과 음용수 시설을 이용하면서 바이러스가 확산된 것으로 추정하고, 오염 경로에 대한 2차 정밀조사에 나서고 있다. A형 간염의 잠복기는 15~50일(평균 28일)로 해당 급수시설에서 물을 마신 후 황달, 발열, 복통, 메스꺼움, 설사, 피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A형 간염이 의심된다.

 

앞서 지난 2일 이 공원 음용수 시설에서 물을 마신 뒤 복통을 호소한 30대 남자가 병원에서 A형 간염에 걸린 것으로 밝혀지자 여주시보건소는 시설 수도꼭지에서 물을 채취, 질병관리본부에 검사를 의뢰했다. 또 A형 간염 바이러스 검출 사실이 알려진 뒤 18일까지 불안감을 느낀 공원 내 음용수 시설 이용 주민 20여 명이 보건소를 찾아 12명이 혈액검사를 받았다.

 

시민 L씨는 “해당 공원내 음용수 시설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는데도 폐쇄 등 후속조치가 너무 안일하게 이뤄진 것 같다”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더 커지기 전에 지자체와 보건당국은 하루 속히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여주시보건소 관계자는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보건소 등을 찾아 A형 간염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영월 근린공원 급수시설에서 받아놓은 음용수가 있다면 식수로 사용하지 말고 끓여 마셔야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류진동ㆍ김규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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