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철 비상에도… 의정부시의원 해외로

파산 신청으로 사상 초유 위기
반대 여론 무시하고 연수 강행
7박9일 일정 대부분 문화탐방

의정부 경전철 파산 신청으로 의정부시가 사상 초유의 어려움에 직면한 가운데, 의정부시의원들이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7박 9일 일정의 해외연수를 강행키로 해 물의를 빚고 있다.

 

19일 의정부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 15일 의원 간담회를 열고 다음 달 25일부터 오는 4월 2일까지 7박 9일 일정으로 모스크바를 경유, 헝가리 부다페스트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이탈리아 베니스 등 3개국 6개 도시를 방문하는 공무국외(해외)연수를 가기로 했다. 경비는 1인당 예산 250만 원에 개인 부담 15만 원 등을 합해 265만 원이다.

 

의원 13명 중 구속돼 재판을 받는 1명을 포함해 장수봉ㆍ최경자ㆍ정선희ㆍ안지찬 의원 등 5명을 제외한 8명이 해외연수에 참여한다. 의회사무국장을 포함한 사무국 직원 5명과 집행부 직원 2명 등 공무원 7명도 함께 할 예정이다.

 

특히 연수 일정 중 헝가리 부다페스트 의회, 자그레브 시청, 두부로브니크 프란체스코 수도원 도서관 등 3개 기관 공식 방문을 제외하곤 대부분 문화탐방을 내세운 관광일정으로 짜여져 있다.

지난달 26일 시의회 운영위원회서 이 같은 해외연수가 논의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 의원들은 물론 시청 공무원과 시민들까지 의정부 경전철로 인한 비상상황에 적절치 않다며 일정을 미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끝내 강행하기로 하자 시민들 사이에선 “시민의 대표라고 자임하는 의원들이 의정부시를 나 몰라라 하고 해외나들이를 가는 것”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한 시민단체 회원은 “지난해 의장단을 구성하면서 장기 파행으로 비난에 직면했던 의원들이 말로만 시와 시민들을 위해 일한다고 앞세울 뿐 실제 행동은 딴 판”이라며 “요즘 유행하는 말로 전부 탄핵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연수에 참여한 한 의원은 “최근 열린 의원 간담회에서 전반기에 갈지 후반기에 갈지 의견이 갈렸다”면서 “그러나 7대 의회 마지막 연수인만큼 대선이 열리기 전에 다녀오자고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한편, 시의회는 지난 17일 의원 10명이 참여하는 의정부 경전철 조사 특별위원회 구성을 결의한 바 있다.

의정부=김동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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