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선을 말하다] 이광재 매니페스토본부 사무총장

“이미지보단 정치적 능력… 4차 산업혁명 이끌 정책검증 집중”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사무총장이 지역 주민이 바라는 10대 아젠다를 가리키며 대선 후보에 대한 공정한 정책 평가를 다짐하고 있다. 전형민기자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사무총장이 지역 주민이 바라는 10대 아젠다를 가리키며 대선 후보에 대한 공정한 정책 평가를 다짐하고 있다. 전형민기자
2017년, 대한민국의 새로운 대통령이 결정된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으로 조기 대선이 현실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 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최악의 경제상황, 경색된 남북관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체제의 미국은 물론이고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드러난 국가의 구조적 문제까지. 국민은 과연 이러한 난관을 헤쳐나갈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누구를 뽑아야 할까. 

이광재 한국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이번 대선에서 국민이 책임의식을 갖고 새로운 골든타임을 이끌어 갈 국가수반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하며 “조기 대선이 불가피한 상황 속에서도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대한 정책경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기 대선 일정에 맞춰 자칫 간과될 수 있는 후보들의 정책 검증에 더욱 집중하고 올바른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할 것을 다짐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제외하고 정책으로만 박근혜 정부를 평가한다면.

민주적 통제 시스템에 실패했다. 이 부분은 매니페스토 본부에서도 반성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은 보수적 후보가 진보적 의제인 복지, 일자리, 대북, 경제민주화를 내세워 집권했다. 

그러나 인수위 과정과 집권 1~2년 거치면서 경제민주화는 경제 활성화로, 대북 신뢰프로세스는 대북 강경정책으로 바뀌었다. 복지 정책도 생색은 정치가 다 내고 부담은 지방자치단체가 졌다. 일자리는 OECD 기준으로 70%까지 달성하겠다고 했지만 실패했다. 핵심 정책들이 줄줄이 포기되는 상황에 대해서 원인분석에 소홀했고 용기도 부족했던 것 같다.

 

물론 박근혜 정부가 공약이행을 하나도 안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하고 싶은 것만 해서 문제가 된 것이다. 본인이 추진하기 싫은데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 내세운 정책은 모두 위약이 됐다. 새누리당의 강령 중 하나가 ‘기업 활성화’이다. 

그러나 후보는 ‘경제민주화’를 내걸었다. 이런 정책들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겠는가. 그때는 박 대통령의 이런 정책을 ‘용기있는 선택’이라고 칭찬했지만 용기도 아니었을 뿐더러 공약을 지킬 수 있는 실행력도 없었다고 평가한다.

 

-이번 대선은 어떤 대선이 돼야 하고 또 어떤 식으로 이뤄질 것인가.

정상적인 대선과정이 아니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라는 급격한 사건에 의해 대선이 치러지게 됐다. 60일가량 되는 짧은 시간에 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에 네거티브 전략 등으로 대선이 얼룩질까 두렵기도 하다. 

이번 대선과정에서는 이 사태를 치유할 수 있는 정치개혁 같은 대안들이 나와야 할 것이다. 또한 4차 산업혁명 경제체제에 대한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대한 정책 경쟁이 돼야 한다.

 

현재 한국사회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미래 비전을 언론과 시민사회가 후보에게 지속적으로 물어보고 검증해야 한다. 대선 때마다 우리가 문제 제기한 것이 ‘메시아 정치’다. 정책은 결여된 채 긍정적 이미지만 갖고 현 정치권에 들어와 기존 정치권을 모두 나쁜 사람들로 취급하고 거기에 대한 반사이익을 얻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난 대선 때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그렇고 현재 반기문 UN 사무총장도 마찬가지다. 후보들의 이미지에만 초점을 맞추면 안 되고 그 사람의 정치적 능력에 대한 검증이 더욱 철저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현재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이 실행하고 있는 정책 중 관심이 가는 정책이 있다면.

경기도에서 실시하고 있는 연정을 주시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더디더라도 모두 함께 가야 하는 정치 환경이다. 앞으로는 협치와 파트너십이 없으면 정치를 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연정은 참여정부 후반기에 나온 이슈였다. 

연정에 대해 정치학에서는 비판이 심했지만 현재 다당제 구조로 가거나 여야 대립이 극심해질수록 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커질 것이다. 연정은 원래 양쪽 상대 간 신뢰와 인내심이 따라야 하는데 경기도 연정이 아직 유지가 되고 있다. 과거 참여정부 말기에는 10%대의 지지율 상태에서 연정을 시도했다가 실패했지만 이번 경기도 연정은 임기 초 살아있는 권력이 시도했다. 

현재 경기도 연정의 성공, 실패를 말하기에는 이르고 지방자치의 연정이 국가적 연정으로 확장할 수 있을까에 대한 가능성에 관심을 두고 있다. 지방자치와 국가 단위의 연정은 다르다. 외교통상 부분은 어떻게 협치를 이룰 것인가, 어떻게 국회와 건강한 긴장관계를 만들며 책임을 서로 나눌 것인가가 한국적 연정 성공의 여부를 가리는 핵심이 될 전망이다.

-이번 대선의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정책은.

경제가 핵심이라고 본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피할 수 없는 흐름 속에 경제체제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가 중요하다. 부의 불평등, 소득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안이 경제적 의제가 될 것이고 결국 청년문제와 복지정책으로 치환될 것이다.

 

이번 촛불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수많은 2~30대 청년들이 광화문 광장으로 모였다. 이들의 표심을 잡을 수 있는 청년 정책이 중요할 것으로 본다. 복지정책의 경우, 보수든 진보든 각 신념에 맞는 가치를 지닌 복지정책이 필요하다. 다만 재정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윗돌 빼서 아랫돌 메우는 정책은 국민에게 외면당할 것이다.

 

-현재 거론되는 대선 후보들의 정책은 점검해봤나.

현재 지속적으로 자료를 수집 중이다. 특히 외교통상 전략, 양극화 해소방안에 대한 견해 차이를 보고 있고 이런 정보들이 유권자들에게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좋은 정보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외교통상 부분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사드, 한미 FTA에 대한 후보의 견해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한반도 안보 상황의 긴장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도 핵심 포인트다. 또 소득 양극화 해법도 에둘러 ‘경제민주화’로 흘러가고 있는데 후보들의 각론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 각각의 철학, 추구하는 가치의 차이를 정리하며 분석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 출신 잠룡들이 많은데.

지금까지 새로운 정치 리더를 시민사회나 경제계로부터 수혈했다면 이제는 미국처럼 정치권 내에서 행정 경험을 가진 사람들 속에서 부각되는 잠룡들이 많다. 이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반영된 것이다. 

지자체장 출신 잠룡들이 현재는 탄핵 국면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 촛불 민심을 얻고 부각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국민은 지역에서 어떤 정치를 했나 물어볼 것이고 얼마나 지방자치를 잘 해왔는지를 판단할 것이다. 현재 언급되고 있는 잠룡들은 본인만의 정치 색깔을 충분히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매니페스토 실천본부는 이번 대선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탄핵 국면으로 계획이 조금 엉켰지만 후보들이 공약을 발표하면 가장 빠르게 재정 자료를 공개하거나 과거 발언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선거 때 바뀐 대표적 정책, 정당의 강령 등을 먼저 분석해 공개할 것이다. 가장 안 지켜진 공약을 분석해봤을 때 대선 직면해서 3~4일 전 표를 얻기 위해 내건 공약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 공약과 실행 논거를 최대한 빠르게 공개하도록 정치권을 압박할 계획이다.

 

또 정책에 필요한 예산을 파악해 실현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우리나라 1년 예산이 약 400조 원이다. 이 중 사업 예산은 25% 수준인 100조 원이다. 사업이 예산 사정상 가능한 것인지 구분하는데도 집중할 것이다.

 

-중요한 선택을 앞둔 국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민주주의는 선거를 통해 고용도 하고 해고도 하는 것인데 이번 박 대통령 탄핵을 봤을 때 해고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선택을 할 때 나라를 위한 진정한 ‘봉사자’인가, 대한민국의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으로서 적합한가 봐야 한다. 

그러려면 “무엇을 하겠다”가 아니라 “어떻게 하겠다”는 방법론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그것이 정책이다. 누굴 지지하든 후보의 핵심 공약과 정책 과제는 꼭 살펴보고 지지의 논거를 삼아야 한다.

 

2017~2020년을 새로운 21세기를 맞는 골든타임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19대 대선은 이 시기 대한민국을 이끌 국가수반을 뽑는 것이기에 국민이 주인의식을 갖고 책임 있게 투표해주길 바란다. 

이광재 사무총장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교양대학) 외래교수

△국민대 무역학과

△전 언론중재위원회 보궐선거 선거기사심사위원회 위원

△전 KBS 선거방송 토론위원회 위원

△전 고용노동부 일자리 공시제 중앙평가위원

 

구윤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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