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란 대한적십자사 화성장안봉사회 총무(60ㆍ여)는 지역에서 ‘노란 조끼 봉사왕’으로 통한다. 적십자의 상징인 노란조끼를 입은 그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30여년 간 지역 곳곳에서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기 때문이다. 올 겨울에도 그는 홀몸노인, 다문화 가정, 장애인 등 지역 불우이웃 16가구에 올 겨울을 잘 날 수 있도록 내복과 전기매트를 나눠주는 등 불우이웃들의 월동준비를 하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다.
다가오는 설 명절에는 떡국대접과 함께 돼지고기, 굴비 등 선물세트도 전달할 계획이다. 지난 추석에는 고기와 송편을 지원했다. 선물비용 300여만 원은 이 총무와 회원 15명이 직접 마련한다. 3천여㎡ 밭에 직접 호박 및 고구마 농사를 지어 수확하고 판매한 수익금이다. 지난 2014년부터 농사를 시작해 올해로 3년째다. 이 같은 활발한 활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이 총무는 지난 11월 ‘2016년 화성시 자원봉사대상’을 받기도 했다.
그의 봉사활동은 지난 1989년 적십자사에 가입하며 시작됐다. 자식들을 초등학교에 보내고 남는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활동이지만, 어느덧 봉사는 삶의 일부가 됐다. 하지만 그의 30년 가까운 봉사 활동이 마냥 즐거웠던 것만은 아니다. 지난 2002년 큰 상실감과 함께 봉사활동 포기를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목욕봉사를 통해 알게 된 할머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 것이다.
장장 1년 6개월이나 친어머니처럼 지낸 할머니를 잃은 상실감에 2개월여를 방황했다. 이때 그를 다시 일으켜 준 것이 남편 정규홍씨(59)다. 남편 역시 대한적십자사 화성지구협의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내를 따라 지난 2001년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이들 부부의 기획으로 지난해 겨울에는 장안면 불우가구 10곳을 대상으로 연탄 3천 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총무는 “2년 후면 봉사활동을 시작한지 30년이 된다. 이제는 나의 경험을 지역사회를 위해 제대로 활용하고 싶다”면서 “돈이 없거나 시간이 없어서 봉사활동을 망설이는 이들을 위해 화성의 봉사 연결 도우미로서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화성=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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