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곯던 아이, 이제 지구촌 보듬다… ‘국경 없는 나눔’ 남양주 황을룡씨

케냐·잠비아·콩고 17년간 정기후원
음식점 운영하며 무료급식 등 펼쳐
“소외이웃을 가족처럼 생각해주길”

“저 또한 어려운 시절을 겪었던 만큼 다른 이들의 배고픔을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훗날 가진 것을 나누지 못한 일을 후회하지 않도록 국경을 넘어 해외까지 나눔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지역 사회는 물론, 국경을 넘어 아프리카 빈민국까지 소외계층에 대한 후원과 나눔의 봉사를 펼치고 있는 이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남양주시 진접읍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황을룡 대표(63)다. 

그는 지난 2000년도에 선교활동을 위해 아프리카를 방문, 빈민 계층 구제활동을 시작한 것을 계기로 케냐와 잠비아, 콩고 등 3개 국가에 매달 300만 원을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등 17년간 ‘국경 없는 나눔’을 이어가고 있다. 또 매년 이들 나라를 꾸준히 방문해 무료급식을 실시하고, 그들이 수익사업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무상으로 옷가게, 축사, 전파사 등을 차려주기도 한다.

 

그에게도 가난했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황 대표는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밥을 먹는 날보다 굶는 날이 더 많았고, 물을 마시며 허기를 채웠던 어린 시절에는 3일간 굶어 쓰러진 적도 있다”며 “이 때문에 가난한 이웃을 보면 정말 남일같지 않다”고 회상했다. 이에 자신이 운영하던 음식점이 입소문을 타고, 각종 언론 매체에 맛집으로까지 소개되면서 많은 돈을 벌게 되자 이를 어려운 사람을 위해 쓰겠다고 스스로 결심하며 봉사를 시작했다.

 

황 대표는 “우리나라에도 어려운 사람이 많은데 왜 다른 나라 사람들을 돕느냐는 비판을 듣기도 하지만, 정부 정책을 통해 어려운 이를 도와주는 우리나라와 달리 빈민국의 경우 나라 자체가 어려워 이들을 구제해 줄 사람이 없다”며 “어린 아이들이 아사(餓死)하는 모습을 직접 보면서 많은 눈물을 흘렸고, ‘내가 아니면 안되겠다”는 결심에 구제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해외 봉사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황 대표는 해외 봉사 뿐만 아니라, 남양주 지역에서도 민간 봉사단체인 ‘희망넷’과 북부희망케어센터에 매월 정기적인 후원금을 지급하고 독거노인과 고아, 장애인 단체를 자신이 운영 중인 음식점에 격주로 초대해 무료 급식을 실시하는 등 다양한 봉사 활동으로 주변의 귀감을 사고 있다.

 

그는 “정부의 각종 복지 정책이 업적과 치적에만 치우치는 등 형식적인 행정에 지나지 않고 있다”고 일침을 가하며 일반 시민들의 적극적인 나눔 활동을 당부했다.

황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을 가족처럼 생각하며 돕고, 이들을 발굴하는 데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아프리카 빈민국 지역에 교육시설과 고아원, 무료급식소 등을 세우고, 이들이 각 나라에서 한 구성원으로서의 새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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