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년 전통 평택여중 하키부 해체 위기

2년간 선수 선발 無… 1명 남아
하키協 “학교측, 팀 존속 소극적”
학교 “지원자 없어 운영 힘들어”

역사와 전통의 평택여중 하키부가 해체 위기에 놓여 있어 지역 하키인들이 우려하고 있다.

 

6일 평택시 하키협회와 평택여중 등에 따르면 평택여중 하키부는 최근 2년 동안 선수 수급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현재 단 1명이 남아 사실상 해체 위기에 놓여 있다. 지난 2014년 11월 당시 감독 교사가 횡령 및 초과근무수당 부당 수령 등의 의혹으로 도교육청 감사와 경찰 조사 중 자살(본보 2014년 11월 28일 자 1면)한 뒤 선수 수급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시 하키협회는 평택여중 팀의 재건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추진했지만, 학교 측이 전임 지도자 모집을 기피하는 등 소극적 태도로 일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선수를 선발하지 못했다. 

학교 측은 지난 3월 전임 지도자 채용 공고를 냈으나 응모자에게 ‘곧 해체될 것이다’라고 운운, 무산시켰고, 지난 9월 지도자를 채용했지만 계약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당사자에게 내년도 재계약이 불가하다며 선수 선발 등의 활동을 중단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B지도자는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하키협회 관계자는 “학교 측이 겉으로는 지도자와 선수 수급만 해결되면 하키부 운영을 지속하겠다고 말해놓고, 정작 내년도 체육 특기자 모집인원 배정 희망 조사에선 비희망으로 제출했을 뿐 아니라 특기교사 배정 신청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운동부 육성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으로 남은 3학년 학생 1명이 졸업하면 자연스럽게 팀이 해체되는 게 아니겠느냐”고 학교 측의 소극적인 태도를 비난했다.

 

이와 관련, 학교장은 “지난 10월13일 열린 학교운영위에서 하키부에 재학생이 없어 전임지도자 배정 신청을 하지 않겠다는 결정이 내려졌고, 이후 현 지도자에게 이를 통보해준 것뿐”이라며 “올 초 학부모 총회와 가정통신문, 스포츠 클럽 활동 등을 통해 선수를 모집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지원하는 학생이 없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하키부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진 후 하키부에 지원하려는 학생도, 감독을 맡으려는 교사도 없다. 하키부를 맡을 교사와 지원 학생들만 있으면 하키부 운영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962년 창단된 평택여중 하키부는 50여 년 동안 각종 전국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수많은 국가대표를 배출하는 등 ‘하키 명문교’로 명성을 쌓아왔다. 특히, 평택여고와 평택시청으로 이어지는 지역 연계육성 시스템을 구축하며 평택시를 하키 메카로 발전시켜 왔으나,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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