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유일한 고교 테니스부가 심각한 내홍으로 해체 위기를 맞고 있다. 학교와 학부모 간 갈등으로 집단 전학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10일 화성 남양고 등에 따르면 이 학교는 지난해 4월 남자 신입생 3명으로 테니스부를 창단했다. 이어 지난 3월에는 여학생 6명으로 여자부도 구성했다. 앞서 2013년 창단한 남양중 테니스부(남 3명, 여 1명) 부원들이 그대로 진학했다. 비봉초-남양중-남양고 등 화성지역 테니스 ‘진학라인’이 완성된 것이다.
남양고 남자 테니스부는 창단 첫회인 지난해 ‘2015년 종별 선수권대회 단식 우승’, ‘ITF 양구국제주니어 단식 우승’ 등 파란을 일으켰다. 여자부 역시 ‘ITF 김천 국제 주니어 우승’, ‘2016 청소년 대표 선발’ 등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학교와 학부모, 감독(담당 교사)과 코치간 갈등으로 학생들이 집단 전학했다. 지난 3월 국가대표 2진인 A군이 수원으로, 5월에는 남자부 2명이 서울과 연천으로 각각 옮겨갔다. 학생이 모두 전학한데다 내년 입학예정도 없어 사실상 남자부는 해체된 상황이다.
여자부 역시 에이스인 B양이 코치를 통해 전학의사를 학교에 통보했다. 나머지 5명도 전학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자부 전학사태는 학교 측이 남자신입생을 받지 않기로 한 게 발단이 됐다.
학교는 지난해 11월 테니스부가 있는 6개 중학교에 “2017학년도부터 남자 특기자 학생을 받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남자부와 여자부 두 개를 운영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남학생 학부모는 “사실상 아이들이 학교에서 내쫓긴 것이나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감독과 코치 간 갈등도 발생했다. 감독이 지난 8월29일 남양고 코치와 남양중 코치를 불러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언쟁이 오갔다. 감독은 언쟁 도중 교권을 침해받았다며 교권보호위원회를 신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위원회는 양측의 진술이 엇갈린다며 화해하라고 권고했다.
이같은 감독과 코치의 갈등이 여자부도 술렁이게 하고 있다. 한 여자부 학부모는 “남양고를 선택한 이유가 코치 때문인데 감독과 갈등을 빚는다면 학교를 떠날 수 밖에 없다. 다른 학부모들도 전학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양고 관계자는 “사실상 학생수급, 코치확보 등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여자부를 창단,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전학사태는 유감이다. 앞으로 학부모들과 자주 대화해 정상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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