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은 자신의 장애를 극복할 줄 아는 강한 사람입니다. 함께 일을 하고, 운동을 하는 평등한 존재로 인식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장애인 복지와 자립을 위해 연구하고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십수년 만에 장애인 복지를 선진국 수준의 반열에 올린 이가 있다. 정종화 삼육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50)가 그 주인공이다.
현재 ㈔한국사회복지교육협의회 부회장, 삼육대학교 장애인ㆍ노인 자립지원종합연구소 소장까지 겸임하고 있는 정 교수는 지난 30여년간 한국의 장애인 자립생활정책과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를 제도화 하는데 앞장서 오고 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그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자랑스러운 한국장애인상 시상식’에서 비장애인으로서 복지교육부문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 교수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차별이 심했던 1990년대부터 장애인이 시혜나 동정의 대상이 아닌 동등한 존재라는 사실과 장애인 자립생활의 중요성을 알리는데 앞장서 왔다. 또 그들에 대한 지원서비스를 제도화하는 초기 모델을 구축하고, 지난 2002년 국내 최초로 자립생활지도자 교육을 실시해 장애인들을 정치인, 시인, 교수 등 60여 명의 사회지도자로 배출하도 했다.
그가 장애인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고교 시절 3년간 휠체어를 미는 봉사를 시작하면서부터다. 정 교수는 “봉사 시혜자였던 분께서 국제장애인피아노 콩쿨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음에도,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방치되기 일쑤였다”며 “장애인도 음악을 할 수 있고, 교수, 판사, 검사, 의사도 될 수 있다는 비전을 그분을 통해 봤고, 이 분들에게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일까 생각하면서 저의 인식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고 회상했다.
또 “국가나 사회가 도와주지 않으면 영원히 방치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사회복지 분야로 진로를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국내 복지수준이 많이 향상 됐음에도 아직도 국가 정책적으로 부족하고 개선돼야 할 점이 많다고 말한다.
정 교수는 “빈곤의 악순환이 이뤄지는 이유인 낮은 연금, 장애인에게 최악의 조건인 아파트가 국내의 70%인 주거환경, 벌금을 물어가면서도 고용하지 않는 유명무실한 할당ㆍ의무고용제도 등 장애인에 대한 자립생활의 정책은 아직도 완성되지 않았다”면서 “주거 환경의 10%를 베리어프리 주택으로 짓는 해외 사례와 고용정책 강화 등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며 앞으로 이런것들이 정책에 반영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사회 전반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장애인은 동정의 대상이나 가여운 사람도, 실력이 부족하고 도와줘야 하는 대상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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