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에 도움 아닌 기회… 매우 인상 깊어”

안산 다문화 올림픽 찾은 ‘무쓰히코 인류학 박사’

▲ 안산

“한국이 급속히 진행되는 세계화 속에서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에 대해 알고 싶었습니다.”

 

서울대 교수를 역임하고 일본 토호쿠(東北) 대학 명예 교수인 시마 무쓰히코 인류학 박사가 최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16 안산 다문화 올림픽’ 개막식을 직접 찾은 이유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무쓰히코 박사는 “2년 전부터 각국의 다문화 정책에 대한 관심을 갖고 정보를 찾기 시작하면서 안산이주민센터를 알게 됐고, 센터에서 2002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국경없는 마을 배 안산 월드컵’ 행사가 매우 인상깊었다”면서 “‘도와주는 사람’과 ‘도움을 받는 사람’이라는 일반적인 관계와는 다른 모습으로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행사에서 센터가 제공한 것은 ‘도움’이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온 노동자들이 모여서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였다는 것이 그의 분석. 또 그는 이 대회에 참가하는 노동자들도 고용자 밑에서 일을 하는 수직적인 관계를 떠나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고 판단했다.

 

또 무쓰히코 박사는 이주노동자들 중에 상대적으로 소수인 아프리카 출신자들이 중국이나 동남아 출신자들과 함께 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다문화 하면 주로 떠올리는 것은 결혼 이주민들이지, 아프리카 출신자들은 아니지 않냐”며 “시야에 보이지 않는 존재인 그 사람들을 대회에 참가시키고, 그들이 활발하게 활약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에게 귀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훌륭하다”고 말했다.

 

무쓰히코 박사는 “돌아보면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센터의 박천응 목사가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개최한 축구 대회가 지금 이런 규모의 대회로 이어진 것 같다”며 “일본에도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들어와 있는데, 그 사람들을 위한 행사가 있다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어 한국에서 이런 행사가 개최되는 것은 매우 의미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산 다문화 올림픽은 외국인 근로자의 사기 진작과 내·외국인들이 함께하는 화합·축제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개막, 오는 6일과 13일 안산 와스타디움 등에서 축구와 배구, 400m릴레이 경기 등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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