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행복의 시작은 소통에서부터

덴마크의 유명한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행복의 90%는 인간관계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는 하버드대학에서 연구한 ‘성인발달 연구’의 결과로도 확인할 수 있다. 하버드 연구진이 지난 1938년부터 75년간에 걸쳐 724명의 삶을 추적 연구한 결과 얻은 결론은 ‘인간관계가 그 사람의 행복과 건강을 좌우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좋은 관계를 맺는 핵심은 무엇일까? 여기 그 답이 될 수 있는 일화가 있다. 1915년 미국의 석유 사업가 록펠러는 위기를 맞았다. 미국 산업사상 전례 없는 파업사태가 2년에 걸쳐 콜로라도주를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임금인상을 요구하던 근로자가 회사 건물을 파괴하자 군대까지 출동해 유혈사태가 일어났다.

 

이런 와중에 록펠러는 과격한 진압작전을 자제시켰다. 수 주일에 걸쳐 직원들의 집을 일일이 방문해 그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대화를 시도했다. 서로 입장을 충분히 이야기하고 타협점을 찾아나갔다. 그런 뒤 노조측 대표자들을 모아놓고 연설했다.

 

록펠러의 연설은 매우 훌륭했고 많은 노동자로부터 분노의 물결을 가라앉히는 동시에 이들을 친구로 만들었다. 이런 록펠러의 일화는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우쳐준다. 결국 모든 관계는 서로 이해하는 올바른 ‘소통’에서 시작한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매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상충하는 기관이다. 인근 지역주민들과 마찰과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등 여러 기관의 입장 차이로 잡음도 있었다.

 

때문에 필자는 취임 이후 수도권매립지 운영에 있어 ‘소통’을 통한 배려와 화합을 우선과제로 삼았다. 먼저 내부에서부터 챙기자는 생각으로 임직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했다.

틈만 나면 계속해서 대화하고 특히 매립지가 않고 있는 재정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해 나갔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2015년 기관 경영평가에서 우수(A) 등급을 받은 것이다. 2013년 2014년 모두 보통(C) 등급을 받은 것에 비해 두 단계나 상승한 것이다.

 

또한, 수도권매립지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낮은 자세로 주민들과 소통하며 함께 나아가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했다. 대표적으로 지역주민들에게 휴식공간과 문화생활을 제공하기 위해 전면 무료로 매년 가을 나들이 축제를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도 수도권매립지에 형형색색의 가을꽃이 시민들과 함께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소통을 위한 밑거름을 차근차근 쌓아온 것에 비해 아직도 남은 과제들이 많다. 자원화사업 등 환경뿐만 아니라 캠핑장 조성 등 문화적 사업, 테마파크 건설 등 경제적 가치를 포함해야 할 사업들이 산재해 있다. 이런 문제들을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지역 이해관계자들과 더 많은 대화를 통해 이뤄질 수 있을 만큼 소통의 중요성이 필요하다.

 

필자는 록펠러의 일화를 교훈 삼아 매립지 문제가 대면적 갈등 해소를 위한 소통의 중요한 도구였다면 앞으로는 쓰레기 문제에 대한 근본적 갈등 해소를 위한 소통도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쓰레기가 마지막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이재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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