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가 시 승격 30주년을 맞은 올해 새로운 도약을 기치로 다양하고 새로운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저변에 깔려있는 일부 공직자의 안이한 근무태도와 승진만 하면 그만(?)이라는 편협한 사고를 우선 혁신하지 않으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만만치 않다.
지적의 본질에는 적당히 시간이 지나면 승진되는 시스템과 친분 및 인과관계를 통해 좋은 자리를 보장받고 보장해 주려는 원칙에서 벗어난 인사 행태에 있다.
최근 지방 서기관으로 승진한 모 국장에게는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공직 내부의 볼멘소리가 꾸준히 들려온다. 사무관 시절에도 그랬는데 시간이 흘러 승진을 했지만, 맡은 업무보다는 외국 여행과 출장 등 다른 것에 관심이 더 많다는 뒷얘기가 여전히 꼬리를 문다.
사무관 2명도 지난달 관급공사를 하는 사업자와 10박12일 일정으로 북유럽을 다녀오며 “경비는 모두 우리가 부담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과연 그랬을까?”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적지 않다. 물론, 같이 여행을 했으니 그 시선은 고스란히 그들 스스로 감수해야 할 몫이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산하 기관에 근무하는 한 고위직은 “병원에 다녀오겠다”며 사무실을 나가고 나서 골프를 하다 적발됐고 속된 말로 아직 사무관 임명장에 잉크도 제대로 마르지 않은 한 동장은 행선지를 밝히지 않은 채 잦은 술좌석을 갖는다는 귀띔이 이어지고 있다.
원칙(?) 없는 인사의 후유증(?)이 이제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인사는 밥과 술 그리고 시간만 흐르면 해결되는 그런 것이 아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는 공직자가 그만큼의 대우를 받을 때 공직사회는 긴장감이 돌고 신바람이 난다. 이럴 때 공직이 시민에게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안산의 변신은 허울 좋은 정책적 구호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주어진 책임은 다하지 않은 채 권한만 누리려는 풍토부터 바꿔야 한다. 시 승격 30주년을 맞아 진정한 도약을 바란다면 심사숙고해 참일꾼을 대접하는 인사로 공직기강을 바로잡아야 한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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