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로고
[인천의 아침] 복지마피아와 정보공개
오피니언 인천의 아침

[인천의 아침] 복지마피아와 정보공개

최근 인천지역사회가 복지마피아 명단의 공개 논란 등 퇴직공무원이 사회복지시설의 장으로 재취업하는 문제를 두고 시끌시끌하다. 발단은 시민단체의 재취업 현황 공개 요구에 인천시가 해당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부(不)존재를 통보한 데서 시작됐다.

 

현장에서 복지직렬 퇴직공무원의 재취업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최근엔 사회복지사자격증을 취득한 타 직렬 퇴직공무원까지 재취업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세월호사건’을 계기로 일명 ‘관(官)피아 방지법’으로 불리는 ‘공직자 윤리법’을 강화해 퇴직공무원의 재취업 방지에 힘써왔다. 결국 인천시가 제 밥그릇 챙기기, 제 식구 감싸기로 일관하다가 정부 방침을 역행함은 물론 국민 여론도 호도한 꼴이다.

 

논란이 일자 시는 ‘퇴직공무원의 사회복지시설장 재취업 현황 자료’를 해당 시민단체에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노인·장애인 시설을 중심으로 퇴직공무원의 재취업이 대거 느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총 18명이 각 시설의 장으로 종사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부산의 경우와 흡사하다. 그간 없던 재취업이 2013년 5명을 필두로 해서 2014년 9명, 2015년 5명, 2016년 4명 등 총 23명으로 늘어, 재취업 영역을 꾸준히 넓혀갔다.

 

하지만 부산시가 돋보인 것은 후속 대책이다. 이런 현상이 가속화될 것을 우려해 중앙정부에 건의하는 등 제도개선에 나선 것이다. 

정부 건의문에는 ‘사회복지법인과 공무원의 유착관계로 시설장 진출’, ‘(新)골품제 등장’, ‘공무원 출신 시설장의 전문성 결여로 복지서비스 질 저하 우려’, ‘위·수탁 정치적 외압 굳건, 기능보강 사업비 우선 배정 등 불공정한 경쟁’, ‘복지마피아 양산 가능한 복지계의 불안한 토양’, ‘향후 사회복지직 공무원 퇴직 시 시설장 재취업 사례 지속 증가 예상 등의 폐해 사례’를 적시하면서 법 개정 등을 요구했다.

 

“직무상 작성 또는 취득하고 있지 않은 정보”라는 구실을 찾아 ‘부존재’로 처리한 인천시와 천양지차다.

 

게다가 뒤늦은 정보공개의 수준도 문제다. 자료에 따르면 2016년 8월 16일 기준, 분야별 시설은 총 4천678개지만 퇴직공무원이 시설의 장으로 재취업한 곳은 18곳에 불과하다고 한다. 

노인시설의 경우 1천939개 중에 8곳, 장애인시설 136개 중에 4곳, 아동시설 210개 중에 2곳, 사회복지관 19개 중에 2곳 등이다. 하지만 노인시설은 1천444개의 경로당과 766개의 재가노인복지시설 등이 포함된다. 

또 장애인시설의 절반 이상이 거주시설이고, 주간보호시설도 많다. 어린이집만도 2천개가 넘는다. 그간 알짜 시설의 장으로 재취업한 정보를 감추려는 의도가 역력해 보인다.

 

1996년 세계에서 13번째, 아시아에선 처음으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일명 정보공개법이 제정됐다. 국민과 시민의 알 권리는 헌법으로 보장된 것이며, 민주주의 사회를 가늠하는 잣대다. 인천시도 매한가지다. 

반평생을 한 눈 팔지 않고 복지현장을 지켜온 사회복지사의 노고가 이번 정보공개에 달렸기에 시의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하다. 제도개선을 위한 초석이자 디딤돌이기에 그렇다.

이제라도 현장 종사자 대상 설문조사를 하고 제도개선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등을 개최하여 고질적인 병폐를 일소할 때다.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