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재난지역에서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한 인명구조견 ‘태백’이 동료의 축복 속에 은퇴했다.
남양주소방서(서장 박현구)는 최근 오남 119안전센터 강당에서 그동안 함께한 동료의 환대 속에 인명구조견 ‘태백’이가 새로운 주인을 만나 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은퇴식을 가졌다.
산악구조견 태택이는 지난 2010년 남양주소방서에 배치돼 6년간 188회 출동, 10여 명을 구조했다. 특히 국제공인평가 LEVEL B인 국제 출동가능 자격, 산악 1급 및 재난 2급 자격을 가져 각종 재난현장에 먼저 투입돼 인명구조 활동을 펼쳐 왔다.
또 2012년 119인명구조견 경진대회 수색 2위와 전술 3위, 2013년 개인종합 3위, 2015년 인명구조견 경진대회 개인종합 3위를 차지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거둔 바 있다.
구조견으로 살기 위해서는 많은 희생이 필요했다. 34㎏의 가볍고 날렵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 500g의 소량 사료만 먹고, 언제 출동해야 할지 몰라 배불리 음식을 먹지 못했다. 식후 달리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순간에도 공격성을 드러내지 않는 온순한 성품과 험한 산악 지형 등 악조건에서도 활동할 수 있는 대담성도 갖췄다. 출동에 투입되면 길게는 일주일간 수색에 참여하기 때문에 장시간 구조 활동을 견디는 지구력도 있어야 했다.
119인명구조견으로 활약한 태백이는 지난 4월 정기검진에서 고령으로 인한 왼쪽 고관절 퇴행성 관절염과 비장 종괴 폐 결절이 발견됐다. 건강 상태가 나빠져 더는 구조 활동에 참여할 수 없어 은퇴를 결정했다.
태백이는 일반인에게 분양돼 제2의 인생을 출발한다. 은퇴식에서 태백이는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한 새 주인의 품으로 갔다. 한국애견협회는 태백이를 분양받은 김모씨에게 평생 사료를 제공할 계획이다.
긴 시간을 태백이와 함께한 장택용 소방교는 “그동안 뛰어난 활동으로 많은 사람을 구조한 태백이가 재난현장의 임무를 내려놓고 앞으로 사료도 마음껏 먹고 주인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유롭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남양주=하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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