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추석이 반갑지 않은 아이들이 있다. 바로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이다.
인천 외국인 인구는 10만여 명으로 전국에서 3번째로 높다. 그래서 인천시는 인천외국인종합지원센터를 통해 노무, 통역 등의 상담업무, 한국어 교육, 다문화 인식 개선사업, 지역사회 네트워크 구축 등에 노력해왔다.
여성가족부에서 발표한 ‘2015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고용률, 소득, 혼인지속기간, 차별 등 각종 지표가 2012년과 비교해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예전과 비교하면 지역사회 내 다문화가정 배려가 높아진 게 느껴질 정도다. 그럼에도 사인(私人)간 마음의 벽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은 상태다.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는 연중 다문화가정 정서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중 하나가 명절이 되면 차례상 차리기, 한복입기, 절하기 등 우리 전통문화를 체험하기 등인데, 이를 통해 가정 내 갈등을 줄이도록 돕는다. 또 하나는 이주여성과 봉사원이 1:1결연을 맺어 결연한 봉사원이 ‘한국엄마’가 되는 친정엄마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해 힘든 고민을 훌훌 털어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들에게는 마음을 나눌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문화 아이들도 별반 다를 게 없다.
‘2014년 청소년종합실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청소년의 고민상담 대상은 친구 46.2%, 부모님 26.1%인데 반해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친구 33.2% 부모님 42%로 나타났다. 여전히 친구와 소통하는 게 어렵다 느낀다.
마음의 벽을 허물 프로그램이 필요한데 때론 우리 어른도 아이들에게 배울 점이 많은 것 같다.
얼마 전 부평에 거주하는 다문화 아이들을 데리고 베이스볼 캠프를 갔다 왔다. 전국 각지에서 야구를 배우기 위해 모인 아이들이다 보니 처음엔 생김새가 달라 데면데면하면서도 금세 친해졌다. 이튿날 헤어지기 싫어 울기까지 했다. 단 이틀 만에 친해졌다. 같은 생각과 고민, 행동을 보고 듣고 느낀 것 같다.
현장에서 스마트폰으로 서로 사진을 찍고 인스타그램이라든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할 이야깃거리로 올렸다. 바로 이런 콘텐츠가 마음을 열게 해주는 고리가 되는 것 같다.
SNS를 통해 사진, 영상에 ‘좋아요’와 같은 의사표시를 하는 것만으로도 친해졌다 느끼는 게 기성세대와 다른 점인 것 같다.
올해 학생 수는 지난해보다 18만여 명이 줄었으나 다문화 학생은 5년 새 2배나 늘어 10만이나 된다.
다문화 학생을 포함한 우리 학생들은 우리사회의 미래다. 성장기에 서로에 대한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올바른 성장이 이뤄진다면 우리 미래는 더 밝아지지 않을까 한다. 마음의 벽이 허물어져 남몰래 숨어 우는 다문화 학생들이 밖으로 나와 함께 웃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길 희망한다.
황규철 대한적십자사 인천광역시지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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