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포천 민자고속道, 유류 오염토양으로 성토 논란

국방부, 미군반환 부지의 유류기지 내 오염토양 성토용 사용 결정
주민들 “기름냄새 심각, 침출수로 2차피해 우려”…시공사 “하자없다”

▲ 환경단체 제공
▲ 환경단체 제공

의정부 미군반환 부지의 유류오염 토지 20여만㎥가 포천시 소흘읍 무봉리 일대 구리~포천 민자고속도로 공사 구간에 성토돼 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들이 침출수로 말미암은 주변 하천과 지하수 오염 우려 등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시공사 측은 법률적으로 도로공사 구간 내에 성토가 가능해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일축,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28일 포천시와 환경단체, 지역주민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의정부 금오동 미군반환 부지의 유류기지 내 오염토양 처리를 놓고 의정부시가 공론화하자, 국방부는 사태를 잠재우고자 법률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도로공사 구간 성토용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미군 유류기지 토취장에서 유류 오염토지 배합작업을 한 뒤 지난 6월 초부터 구리~포천 민자고속도로 1공구와 6공구, 8공구 등의 현장에서 성토작업이 진행됐다.

 

그러나 운반된 토양에서 기름 냄새가 심하게 나자 지역주민들은 악취를 호소하고 나섰다. 포천시도 기준에 적합한 토양이 반입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확인과 토양 시료를 채취,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분석결과 TPH(석유계총탄화수소)만 일부 검출되는 등 토양오염도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기름 냄새가 난다는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했고 시는 이달 중순께 다시 토양시료를 채취, 2차 분석을 의뢰했다.

 

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들은 아무리 미세한 양이라도 매년 장마철에 고스란히 노출된 유류성분이 지역 지하수와 하천으로 흘러들어 가 2차 피해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주민 A씨(62ㆍ무봉리)는 “기름 토양 운반과 성토과정에서 기름 냄새로 고통을 겪었는데, 성토된 기름토양에 빗물이 스며들면 주변 하천과 지하수가 오염되는 2차 피해는 누구나 예측할 수 있다”며 “(시공사 측은) 침출수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애매한 답변만 하고있다”고 주장했다.

 

경기포천환경운동본부 현수민 사무국장은 “무책임한 국방부와 법률적 근거만을 들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시공사에 대해 끝까지 피해조사와 감시를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6공구 P건설 관계자는 “매립된 토양은 정상적인 법적 절차에 따라 들여와 아무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역주민들이 우려하는 성토된 기름 토양의 침출수 피해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포천=김두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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