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면서] 우리나라 뉴스신뢰도 최하위 점수는 포털 탓?

최근 가장 핫한 뉴스로 온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사드’ 이슈가 단연 으뜸이다. 정치권에서는 국민들이 안심할 만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여야 갈등 속에서 대립하는 모습만 보이고 있어 ‘국가안보’와 ‘외교실리’ 명분이 뒤섞이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사드 문제는 군사적 본질 외에도, 외교적 실리 등 고려 요소가 다양함에도 깊이 있는 정보를 제시하는 뉴스는 보이지 않고 과격한 찬반 주장과 갈등양상만 보도되고 있다. 이 와중에 정부ㆍ여당은 원칙론만 내세우며 밀어붙이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국민들을 설득시키기는커녕 불신과 불안만 증폭시키는 것 같아 염려스럽다.

 

사드 관련, 여러 보도를 접하면서 저널리즘을 가르치는 필자는 국민들이 뉴스를 어느 정도 신뢰할까 궁금해졌다. 애당초 우리나라 언론의 뉴스 신뢰도가 높게 평가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는 않았지만 언론진흥재단이 공개한 영국 ‘옥스퍼드대학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의 2016년도 보고서 결과로 나타난 한국의 뉴스 신뢰도는 충격적이었다. 한국 뉴스 신뢰도가 미국, 영국 등 조사 대상 26개 국가 중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한국인의 뉴스 소비 패턴도 다른 국가들과 차이를 보였는데 국제, 정치, 경제, 건강 등 경성뉴스보다 연성뉴스인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연예ㆍ스타, 예술ㆍ문화를 더 많이 소비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인쇄매체 등 전통매체를 통한 뉴스 이용 비율은 조사 대상국 중 하위권이며, 주로 포털과 뉴스검색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포털 의존도는 터키, 폴란드에 이어 3위로 매우 높았고, 언론사 홈페이지나 앱 이용률은 꼴찌에서 두 번째였다.

 

필자를 포함한 언론학자와 다수의 언론인들은 과다경쟁과 선정성 일변도인 언론 환경이 염려스럽다. 평균 3만 건 가까운 기사들이 포털로 쏟아지는데, 각 언론사들은 뉴스 소비자들에게 자사 기사를 노출시키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눈에 더 잘 띄기 위해 제목과 사진, 내용 등을 선정적으로 편집하기도 한다. 이런 탓에 언론은 고유 사명인 ‘감시 역할’을 소홀할 수도 있고 이런 환경은 양질의 뉴스 소비문화와 점점 거리가 멀어진다.

 

물론 지면에서 디지털 플랫폼으로 뉴스 소비 환경이 바뀐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언론사의 포털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언론사는 소비자의 시선을 끌어야 생존할 수 있고, 이를 위해 보다 더 자극적인 기사를 생산해야 하는 구조 속으로 깊게 빠져 들어간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더 자주 검색되고 많이 노출되는’ 기사 생산을 위해 언론사는 연예인들의 시시콜콜한 일상을 다루거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선정적 뉴스의 유혹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아무리 좋은 음식도 같은 음식만 먹거나 편식하면 영양결핍에 빠질 수 있다. 뉴스도 마찬가지여서 편식하지 말고 연성과 경성 뉴스에 고루 관심을 갖고 균형 잡힌 소비로 건강한 소비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는 우리나라의 뉴스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바람직한 뉴스 소비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는 뉴스 생산이 선행되어야한다. 언론인들은 이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해야 한다. 최근 뉴욕타임스가 낙종을 감수하면서까지 익명 취재원 사용 기준을 강화한 조치도 언론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뉴스 산업은 소셜미디어와 플랫폼 회사가 뉴스를 배포할 수 있는 통제권을 장악하면서 뉴스는 불투명하고 예측할 수 없는 알고리즘과 플랫폼을 통해 걸러지는 상황이 됐다는 한 매체의 기사가 깊게 와 닿는다.

 

김정순 신구대학교 미디어콘텐츠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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