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새 216mm 집중호우… 개방 두달만에 산책로·경계석 등 유실
1백 년 강우빈도로 설계된 의정부시 백석천 생태하천이 개방된 지 두 달여 만에 쏟아진 호우에 상부구간 포장 산책로와 경계석이 유실돼 부실공사 논란이 일고 있다.
4~5일 216mm의 비가 내린 뒤 6일 오후 찾은 의정부시청 앞 백석천 상부구간 산책로는 마치 폭격을 맞아 부서진 것처럼 난장판이었다. 백석교서 가능3동 주민센터 앞 시내버스정류장이 있는 600m 구간 7~8곳 산책로 포장이 길게는 1백m, 짧게는 20-30m가 무너져 내리거나 밑부분이 쇄굴돼 비어 있었다.
산책로 포장은 황토와 콘크리트를 혼합한 것으로, 폭 1-2m 정도로 조각조각 나고 스타팰리스 주택 앞은 쇄굴 깊이가 1m 정도나 됐다. 특히 신천교를 가운데 두고 백석천과 흥선교 사이 산책로는 30m 정도가 완전히 사라지고 하안 석축까지 떠내려갔다.
흥선교서 평안교 사이 하안 석축과 산책로 주변에 조성됐던 폭 50cm 정도의 식생구간도 완전히 유실되고 매설된 차집관거 덮개까지 드러났다.
이뿐만이 아니다. 백석천 가운데 만들어 놓은 자연학습장 등은 흔적없이 사라졌고 대부분 식생구간은 자갈과 흙에 뒤덮인 자갈밭이나 다름없었다. 이 같은 피해는 백석천 생태하천사업구간 3.5km 중 상부구간 600m 정도에 집중됐다.
앞서 시의회는 현장방문과 행정감사 때마다 상부 구간에 구배가 있고 하폭이 좁아 폭우나 장마 시 시설물이 유실되거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해 왔다.
하지만, 시는 공사설계가 1백 년 강우빈도를 예상한 것으로 안전에 이상이 없다고 밝혀왔다.
시 관계자는 "설계기준에는 충족된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예상외로 피해가 큰 만큼 원인을 분석해 한국환경관리공단으로 하여금 설계를 보완해 보강공사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가 지난 2011년부터 총사업비 480억 원을 들여 추진한 백석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한국환경관리공단이 턴키로 설계ㆍ공사를 했으며, 주차장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는 지난 3월 준공돼 시에 인계됐고 지난 4월 15일부터 시민에게 개방됐다.
의정부=김동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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