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 과밀학급 부채질

여주시가 4개 학급 증설을 조건으로 아파트 3천500세대가 몰려있는 오학동 지역에 최고 49층 388세대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 개발을 승인하자 인근 오학초등학교 학부모들이 교육환경 악화 등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와 교육당국은 사업 승인 전에는 학교 신설에 부정적이었다가 학부모와 시의회의 반발이 일자 뒤늦게 학교 신설 협의에 나서 뒷북행정이라는 지적이다.

 

6일 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도시건축심의위원회를 열어 천송동 동진웨딩홀 부지 6만9천㎡에 한국토지신탁㈜가 신청한 388세대 규모의 주상복합 KCC스위첸아파트 사업을 승인했다. 앞서 건축심의위는 한국토지신탁㈜가 제출한 신청조건이 타당한지 시와 여주교육지원청의 자문을 받았다.

 

자문에 나선 교육지원청은 49층 388세대 주상복합 아파트가 설립되면 초등학생 105명, 중학생 37명 등 142명의 학생이 유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학교 신설에는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신설 초교를 추진했던 한국토지신탁㈜는 오학초에 4개 교실을 증설해 유입 초등학생 105명을 수용하고 37명의 중학생은 인근 학교로 분산배치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문제는 오학초가 지난 2009년부터 인근에 3천500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32학급까지 증설하면서 등하굣길 교통전쟁이 발생하는 등 교육환경이 악화된 가운데 388세대의 KCC스위첸까지 가세하자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5학년 자녀를 둔 A씨(44·여주시 천송동)는 “가뜩이나 학생수가 많아 교육환경이 악화되고 있는데 학교 신설없이 특정학교의 증설만을 고집하는 것은 누구를 위한 정책이냐”며 “이미 오학초는 학생 수용에 한계에 다다른 만큼 시와 교육 당국은 다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항진 시의원은 “행정과 교육당국이 학생 수 감소에 따른 도심학교 신설을 불허하고 있으나, 오학지구는 상황이 다르다”며 “오학지구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초ㆍ중학교 신설이 장기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자 오학초 교실 증설만을 고집했던 시와 교육지원청은 뒤늦게 신설학교 문제를 협의하고 나섰다. 시는 학부모 반발과 시의회 지적이 제기되자 지난달 26일 교육지원청에 ‘오학지구 초ㆍ중학교 신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는 공문만 발송했고 교육지원청도 그제서야 교육부 협의에 나선 것이다.

 

시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오학초 하나로 오학지구 학생을 수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 초ㆍ중학교 신설 방안을 교육지원청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고, 여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시에서 학교신설 계획을 묻는 공문을 보내와 오학초의 교실 증축은 더이상 어렵다는 판단하에 교육부 등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주=류진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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