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볼썽 사나운 경찰간부 술·골프접대 다툼

“안성출신은 술을 얻어먹으러 왔느냐”, 골프 접대받은 리스트를 공개해 옷을 벗겨버리겠다”. 지난 17일 안성경찰서 간부회의 석상에서 오간 말이자 회의가 끝나고 나서 한 간부로부터 전해진 내용이다.

 

발단은 이렇다. 최근 직원 한 명이 A간부에 대해 경기지방경찰청으로 전화를 했고 이에 경기청은 서장에게 그 내용을 전화 통보했다. 그러자 서장은 간부회의에서 ‘안성출신 과장들은 얻어먹으러 왔느냐’라며 “A과장은 휴가를 하라” 등 여러 말이 오갔다. 

회의를 마친 A과장은 분을 참지 못하고 동료 간부에게 ‘골프 접대받은 리스트로 옷을 벗겨버리겠다’는 말을 쏟아냈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간부들의 막말 파문이 입을 타고 지인들에게 흘러나오면서 ‘두 사람 모두 도낀 개킨 이다’는 비아냥이 일고 있다.

 

앞서 한 직원은 기자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근무하면서 상관에게 당한 모욕감은 말할 것도 없고 인권과 인격도 없었다”라고.

 

상하를 막론하고 그동안 쌓일 대로 쌓인 감정이 결국 터진 것이다. 직원이 간부에 대한 문제점을 청에 전화한 것부터 간부회의에서 나온 이야기와 후문까지의 과정이 모두 연결된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술과 골프 접대 다툼을 벌이는 경찰을 시민은 어떻게 볼까?. 썩은 경찰, 부패ㆍ비위 경찰이라는 오명은 과거지사다. 요즘도 그런 경찰이 있어?. 어~휴 아직도 썩었네! 라는 말이 되새김질되서야 되겠는가.

 

기자가 하고 싶은 말은 단 한마디다. 안성출신 간부는 다른 지역 출신 간부보다, 또한 직원보다도 행동과 언행에 솔선수범하라는 것이다. 지역세를 앞세워 학연, 지연, 혈연 등과 엮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탈선의 온상이 되고 그만큼 부정부패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가 그냥 피어오르지 않는다. 경찰을 바라보는 시민의 눈도 많다.

 

후문은 후문에서 그치길 바란다. 더불어 본연 업무를 뒤로한 채 토착세력과 어울려 골프 접대를 받거나 술만 얻어먹는 간부가 아닌 진정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경찰공무원이 되길 기대한다.

안성=박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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