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일하고 싶은 청년, 일해야만 하는 노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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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인 난국인가? 저성장이란 말이 언제부터 나왔는지 일상이 되었다. 수출은 17개월째 마이너스다. 사상 최저의 금리에도 기업이 투자를 꺼린다. 가계부채는 1천조를 넘어 지칠 줄 모르고 증가하고 있다. 저물가에도 소비가 진작되지 않는다. 

전세가격은 오르는데, 소득은 불안하다. 주력산업들은 기력이 없고, 유망산업들엔 희망이 없다. 현재 경제가 어려운 것은 참을 수 있으나, 미래 경제가 불투명하다는 사실에 웃을 수 없다. 대규모 구조조정을 앞둔 한국경제는 앞으로의 모습이 어떻게 드러날지 걱정이 앞을 가린다.

 

총체적인 난국 속에서도 청년과 노년만은 구출하고 싶다. 청년은 ‘2030년 대한민국의 모습’이 될 것이고, 노년은 ‘2030년 우리의 모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청년이 겪고 있는 고충은 본 저자를 비롯한 선배들의 잘못을 대신 벌을 서고 있는 것이다. 

65세 이상의 노년인구는 과거 난국에서 한국을 구출한 주인공 들이다. 전쟁, 가난, 부패, 불의로부터 한국을 구출해 경제 강국을 양성한 희생자들이다. 희생의 과정에서 당신들의 노후준비는 신경을 쓰지 못했고, 희생의 보상은 ‘OECD 국가 중 노인빈곤률 1위’였다.

 

청년은 일하고 싶다. 청년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2016년 2월 청년실업률은 12.5%를 기록했다. 한국의 통계역사 이래 최고 수준이다. 이 숫자에는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수많은 한국의 청년인구가 배제되어 있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은 실업자가 아니라 비경제활동인구 이기 때문이다.

청년은 인턴이나 파트타임 근로를 통해 취업자가 되지만, 계약기간이 종료되는 등의 다양한 여건으로 실업자가 된다. 청년들은 결국 장기실업자가 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6개월 이상 구직활동 중인 장기실업자는 2016년 4월까지 평균 10만 8천명에 이른다. 카드 대란으로 경기가 급랭했었던 2004년 이래로 장기실업자가 가장 많은 상황이다.

 

노년은 일해야만 한다. 노후 준비가 부족한 노인은 스스로를 부양해야 하기 때문이다. 65세 이상의 노년 고용률은 31.3%로, OECD 국가중 2위에 달한다. 75세 이상 노년 고용률은 19.2%로 OECD 국가중 1위에 달한다. 연금제도가 성숙하지 못해 있고 노후대비도 없었기 때문에, 노년은 일해야만 한다. 

반면, 일하는 노년층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일자리의 질이 좋지 않아 빈곤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한국의 최저생계비 미만 노인가구는 2013년 기준 132만 가구에 달한다. 전체 노인가구의 약 50.7%에 달한다. 2018년 고령사회로 진입할 한국은 쉬이 넘어갈 일이 아니어 보인다.

 

청년고용의 근본적 문제해결이 필요하다.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전시간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유망산업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과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들의 유망산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때 자연스럽게 양질의 일자리가 마련될 수 있다. 또한, 취업분담금 등을 확대하여 중소기업의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중소·중견기업의 이미지를 재고함으로써 미스매치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고졸이하의 청년들에게 세부적인 대책들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실업계 고등학교의 경우 산업과의 연계성을 높여 졸업과 동시에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 인문계 고등학교 졸업자의 경우 산업기술을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노년 빈곤의 해소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먼저, 세대별로 노후준비의 필요성을 인식시키고, 적절한 노후준비 방법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 및 컨설팅을 제시해야 한다. 최근 노후준비를 공적연금에 대한 의존도가 확대되고 있어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야기되는 바, 사적연금, 부동산 운영 등 공적연금 이외의 방법으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적절한 금융상품 개발 및 보급이 필요하다. 

향후 국민연금 부족에 따른 재정건전성 악화가 우려되기 때문에 노령연금을 수급할 대상을 소득수준, 자산소유 정도, 부양가족 유무 등에 따른 적절한 분배방법을 논의 하고 적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공공근로사업도 양질의 근로기회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여, 일하는 노년이 빈곤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청년과 노년의 문제는 사회적 책임이 되어야 한다.

 

김광석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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