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현장은 예측 불가능한 현장으로 2·3차 피해가 확대되지 않도록 통제선을 감시하고 시민의 눈과 발이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화재 초기 대응과 인명구조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지켜야 할 것이 ‘골든타임’이다. 골든타임을 잘 지켜 인명구조를 했다면 그 이후에는 바로 통제선을 따라 안전하게 후송하고 사고현장을 격리해 제2·3차의 재난을 막는 것이다.
바로 이런 임무의 최일선에서 뛰는 이가 바로 의용소방대원들이다. 소방차의 출동 사이렌이 울려 퍼지면 소방대원과 함께 움직이며 아비규환 속으로 생명을 걸고 돌진하는 의용소방대. 이들 중 단연 돋보이는 이가 있다.
바로 ‘소방은 내 운명’이라는 배홍희 평택소방서 의용소방대 연합회장(55)이 주인공. 올 초 3월26일 취임식을 마친 배 회장은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누구보다 냉철하게 현장을 판단하는 분석가로 정평이 나 있다. ‘평택시의 네비게이션’이란 별칭의 소유자이기도 한 배 회장은 현재 13개 대와 1개 지대 소속 총 650명의 대원과 동지애를 불태우고 있다.
막연히 알고 있는 의용소방대원의 제1 미션에 대해 묻자 배 회장의 대답은 의외로 심플했다. “의용소방대원들은 평상시 자신들의 직장과 가정에 충실하면서도 항상 주변의 취약지역에 관심을 갖고 살피다 화재 시 소방차가 가장 빠르게 도달하도록 주차된 차량 및 건축 자재물 등 노상 적치물로 막힌 길을 재빨리 터주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삶이 곧 현장이고 그 속에서 긴장감을 갖고 주위를 기울여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화재현장을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것이라는 담담한 설명에서 직업병이란 말이 저절로 떠오른다.
실제로 자신뿐 아니라 직업병을 가진 대원들이 대부분이란 배 회장은 “통복시장 인근에서 화재가 최근 발생했는데 사소하게 여겼던 소화기로 초기 진화에 나선 의용소방대원의 발빠른 대응과 소방관들의 신속한 투입으로 불길을 잡았다”고 설명하며 대원들의 직업병은 이미 선택이 아닌 필수처럼 됐다고 웃음 지었다.
이밖에 배 회장은 지난 1992년부터 24년 동안 대원들과 함께 거리에서 안전 캠페인에 나서 화재예방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각 의용소방대와 유대관계를 돈독히하며 ▲소화전 야간 반사 스티커 붙이기 ▲파손된 곳 신고하기 ▲소화전 주변 청소하기 등 소방용수 확보를 위한 옥외 소하전 관리에 중점을 두고있다.
‘안전의식이 습관화되고 관심이 더해지는 것이야말로 화재예방의 지름길’이라는 김정함 평택소방서장의 충고를 항상 가슴에 신념처럼 새긴다는 배 회장. “소방관들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사회의 안전을 지켜는데 일조하는 것 자체가 기쁜 일”이라는 그가 있어 오늘도 평택시 안전은 ‘이상무’(無)다.
평택=김덕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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