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의정부역 일대서 노숙생활하던 60대여성 미국딸과 재회

▲ 출국전-인천공항에서-사진촬
▲ 출국전 인천공항에서

의정부역과 행복로일대서 10년 넘게 노숙생활을 해오던 미국 시민권자인 60대 여성이 의정부시와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의 지원으로 미국에 있는 딸과 재회하게 됐다. 주인공인 지난 11일 인천공항에서 미국 시애틀행 항공기에 몸을 실은 김모(61, 여)씨. 김씨는 30여 년 전인 지난 85년 의정부 미군부대에서 근무하던 미국인과 결혼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딸(28)도 낳았으나 남편의 폭력과 시댁의 구박을 견디지 못해 지난 2003년 이혼한 뒤 친정인 의정부로 왔다. 이후 딸을 만나러 다시 미국에 갔지만 전 남편이 접근금지 신청을 해 보지 못하고 돌아왔다.

 

설상가상으로 친정어머니마져 돌아가셔 머물 곳을 잃은 김씨는 지난 2005년부터 의정부역 일대서 노숙생활을 했다. 노숙인 시설인 가평 꽃동네, 동두천 선경원,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 등에 잠시 머물기도 한 김씨에 대해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는 지난 2014년부터 지속적으로 상담하면서 지원을 했다.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권유했으나 김씨는 딸을 만나고 싶은 희망 때문에 미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았다.

 

미 대사관의 협조를 얻어 김씨가 딸을 만날 수 있도록 연락을 했다. 딸과 영상통화도 세 차례 주선했다. 결혼한 딸은 한국에 있는 어머니를 모셔갈 정도의 형편이 되질 못했다.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는 의정부시와 함께 이같은 모녀를 위해 서비스 연계 및 여비를 위한 기금 마련에 나서 200여만 원을 모았다. 또 미 대사관의 협조를 얻어 출국절차를 밟고 미국에서 사회복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연계했다. 의정부소재 S 병원은 질환이 있는 김씨를 치료했고 미국에서도 계속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유인혁 의정부시 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 센터장은 “지역사회 유관기관과 시민의 협력, 후원으로 방황하던 노숙인이 미국에 있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고 말했다.

 

의정부= 김동일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