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카페] 풀뿌리 문화와 함께하는 임시공휴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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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리는 필립 코틀러는 ‘3.0 이론’을 통해, 마케팅의 시대적 변화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생산에 치중하던 ‘1.0의 시대’, 소비자를 대상으로 고객을 관리하던 ‘2.0의 시대’ 그리고 이제 다가온 ‘3.0 감성의 시대’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이 시대의 마케팅은 고객이 어디로 움직일 것인가를 예측해서 먼저 그 앞에 자리 잡되, 사람들의 영혼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226개의 시군구가 앞장서서 정부의 정책과 코틀러의 이론을 뿌리내린다면 우리의 문화융성은 지금과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필자의 이런 의견에 대해 혹자는 정부의 예산지원을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기도 하지만 솔직히 예산은 다음 문제이다. 중요한 것은 지방자치단체 및 그 지역 문화관련 기관의 실행력이다.

 

다행히도 정부의 문화융성에 대한 노력은 중단 없는 최선의 노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알다시피 지난 5월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고 문화융성과 경제효과에 대한 분위기 전환을 기대했다. 문화적 소비를 통해 경제적 내수를 살리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결과적으로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라 황금연휴기간 동안 백화점 매출액과 문화시설 입장객, 교통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소비지출이 약 2조원 증가하고, 이로 인해 3조9천억원의 생산이 유발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임시공휴일 기간을 통해 겉으로 드러난 현상은 고무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더구나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임시 공휴일로 지정된 6일을 포함해 5월 1일부터 14일까지, 약 2주간을 ‘2016 봄여행주간’으로 지정했다. 

문화융성과 관광 활성화 그리고 내수시장 확대라는 다양한 목표를 긍정적으로 아우르는 제도이다. 이 기간 동안에 정부의 지원 아래, 지자체를 비롯해 문화예술 및 관광업계가 협력해 전국의 주요 문화공간 및 관광지를 통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했다. 하지만 비판적인 시각도 있었다.

먼저 인천공항을 통해 외국으로 빠져 나가는 사람이 급증했다는 뉴스가 서민들을 우울하게 했다. 무엇보다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에 대한 비판이 강했다. 단순히 면제된 통행료를 국민의 세금으로 메워야한다는 사실을 떠나 이러한 방식이 많은 주유소의 사적 이익에 기여했을 뿐, 상대적으로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을 벗어나게 하는 역반응으로 나타났다는 문제가 제기 되었다. 

또한 이번 임시공휴일 혜택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었던 중소기업 관계자들 즉 서민들이 받은 마음의 상처 역시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는 문제였다. 그들은 이번 정부의 임시공휴일 지정은 공무원과 대기업 직원만을 위한 것으로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의견을 냈다. 물론 어떠한 정책도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풀뿌리 지역 문화와 풀뿌리 지역 경제의 소외’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문화융성과 지역 경제효과에 대한 기대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필자는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선택이 가능한 다양한 정책도 필요하지만 이제 보다 과감하게 사람들의 영혼을 앞장서서 움직이는 정책이 실현되어야 한다고. 정부의 의지는 이미 검증되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지역문화를 책임지는 문화관련 단체이다. 

지역민이 그 지역의 풀뿌리 문화를 즐기고 그 지역의 풀뿌리 경제와 함께하는 디딤돌이 되기 위한 변화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서 필자는 기대했었다. 풀뿌리 문화와 함께하는 임시공휴일을.

 

김혁수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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