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의정부지법 항소심 선고에서 1심에 이어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은 서장원 포천시장은 건장한 청년들에 둘러싸여 기자들의 틈바구니를 비집고 대기하던 차에 올라 쏜살같이 법원을 빠져나갔다.
이에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의 사퇴요구는 봇물을 이루고 있다. 공직자들조차 동조하는 분위기다.
그런데 서 시장은 ‘주어진 업무에 충실하겠다’고 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법적지위를 끝까지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서 시장의 혐의는 업무상 과실이나 직권남용이 아니라 도덕적인 문제다. 재판부에 잘못했으니 선처해 달라며 선고 전까지 사정했던 그였다. 그러나 지금은 ‘억울하다’며 맥없는(?) 공직자들과 힘없는(?) 시민들에게는 당당하다.
시장직에 왜 이리 연연하고 집착하는 것일까. 미련 때문만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최근 서 시장의 행보에서 그 이유를 어느 정도 감지할 수 있다. 서 시장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시청 과장·주무팀장, 읍면동 부면장과 산업계장 등이 구미산단 내 집단에너지시설(석탄발전소) 견학을 다녀오게 했다.
업무 공백을 초래한다는 비난을 받으면서까지 견학을 강행케 했다. 그뿐인가, 마을 주민들이 외부로 여행갈 때 반드시 관광버스가 장자산단을 경유해서 나가도록 했다. 참으로 어이없는 발상으로 의구심만 갈수록 증폭된다.
장자산단내 집단에너지시설(석탄발전소)는 지금 포천의 뜨거운 감자다. 지역 사회시민단체 뿐만 아니라 총선 후보들도 백지화를 공약으로 내걸 정도로 최대 관심사다. 그런데 서 시장은 계속 추진을 천명하고 있다.
집단에너지시설 허가과정과 시공사 선정, 앞뒤가 맞지 않는 시의 개입 등 의혹투성이다. 어느 것 하나 시원스럽게 말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동안 의혹 중심에는 서 시장이 있다는 말이 끊임없이 회자됐다. 이 말대로라면 ‘시장직 유지=석탄발전소 진행’이라는 공식이 성립된다.
새로운 시장 후임자가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권한대행을 하면 석탄발전소 진행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 같다. 그래서 3월14일을 어떻게든 넘기고 보자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라면! 아니길 바랄 뿐이다.
포천=김두현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